덴마크가 세계에서 2번째로 청렴한 나라로 꼽혔다.
국제투명성기구(TI∙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2월21일
발표한
2017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2017)에서 덴마크가 세계에서 2번째로 청렴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덴마크는 2012년부터
왕좌를 지키다 올해 뉴질랜드에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물러났다. 100점 만점에 뉴질랜드는 89점, 덴마크는 88점을 받았다.
핀란드, 노르웨이가, 스위스가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싱가포르와 스웨덴은 공동 6위, 캐나다,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영국은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덴마크에 경고 신호 켜졌다"
나타샤 펠릭스(Natascha Felix) 국제투명성기구 덴마크 지부장은 "덴마크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 축에 속하시만, 여러 해에 걸쳐 평가가 나빠지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를 경고 신호로 본다"라고 <폴리티켄>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펠릭스 지부장은 2016년 IT회사 아테아(Atea) 덴마크 지사가 계약을 수주하는데 관련된 공무원에게 아이폰, 아이패드 등 값비싼 선물을 제공했다 적발된
사건을 예로 들며 덴마크도 부패 스캔들에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적했다.
또 중국 국빈 방문시 직위를 남용해 시위에 나선
티벳 인권단체를 불법으로 방해한 혐의가 드러난 결찰청에 국가안보를 이유로 120억 크로네(1조6435억 원) 예산을 추가로 편성한데 국제투명성기구는 의문을 제기했다.
오후스대학교에서 반부패 연구를 해 온 메트 프리스크 옌센(Mette Frisk Jensen) 교수도 국제투명성기구 평가에 동의했다.
"정당이 은밀히 정치 자금을 모으는 부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오랜 세월 세계적으로 비판받은 문제죠. 정치인들이 투명성을 원치 않는 사실은 이상합니다. 덴마크에서 더 나은 정치적 결과를 거둘 방법이 있다는 사실은 결코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한국, 르완다보다 부패
한국은 조사대상 180개국 가운데 51위를 기록했다. 아프리카 르완다(48위)보다 부패했고, 이탈리아(54위)보다 조금 낫다는 평가다. 지난해보다는 1계단 올라섰다.
가장 부패한 나라로는 시리아(14점), 남수단(12점), 소말리아(9점)가 꼽혔다.
지역별로 보면 서유럽이 평균 66점으로 가장 청렴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가장 부패한 지역은 평균 32점을 받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34점을 얻은 동유럽과 중앙 아시아였다.
2017년 세계 부패 인식 지수 인포그래픽 (국제투명성기구 제공)
국제투명성기구는 공신력 있는 7~8개 기관이 발표한 자료를 바탕으로 각국 국민이 자국 정부가 얼마나 부패했다고 느끼는지를 조사해 1995년부터 매년 발표한다.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신력 있는 기관 최소한 3곳이 조사 자료를 발표한 나라만 조사 대상으로 삼는다. 2017년 부패인식지수 보고서는 180개국을 조사했다.
부패인식지수가 말하는 부패란 공무원 뇌물 수수, 정부 조달사업에서 자금 유용, 공금 횡령 등 공권력을 사적으로 전용하는 경우를 일컫는다. 부패가 전혀 없으면 100점, 부패가 만연한 상태를 0점으로 두고 점수를 매긴다. 만점에 가까울 수록 청렴한 나라다.
2017년 평균은 43점이었다. 180개국 가운데 3분의2 이상이 50점 미만으로 상당히 부패했다고 평가받았다. 지난 6년간 세계적으로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부패한 나라에서는 언론과 비영리단체(NGO)가 보호받지 못했다. 매우 부패한 국가에서는 일주일에 1명꼴로 언론인이 살해당했다.
언론인보호위원회(Committee to Protect Journalists)에 따르면 지난 6년 간 살해당한 언론인 90%는 부패인식지수가 45점 미만인 나라에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