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일기] CBS 시험과 강의 방식
CBS 강의는 시험 종류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필기 시험, 구술 시험, 과제 제출 등이다. 한국 대학은 중간?기말고사와 과제의 점수를 모두 합산해 성적을 산출한다. CBS 강의 대다수는 기말고사로만 성적을 산출한다. 따라서 자기에게 맞는 강의 유형을 고르는 일이 무척 중요하다.
시험 (출처: 플리커 CC BY Alberto G)
시험 유형1: 필기 시험
먼저 필기 시험(written exams)을 살펴보자. 필기 시험은 CBS 안 시험장에서 제한 시간 동안 컴퓨터로 시험을 치르는 유형이다. 대다수 시험이 4시간 동안 진행되며 최대 레포트 10장을 작성해야 한다. 시험을 오래 보니 간단한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에 다녀오도록 허용한다.
재무나 회계 수업을 제외한 강의는 오픈 북 시험이다. 공책, 교과서, 유인물을 모두 참고하며 시험을 본다. 컴퓨터 파일은 USB 메모리에 담아 미리 컴퓨터에 옮겨놓으면 된다. 강의마다 참고하도록 허용하는 자료가 다르니 시험 전에 꼭 확인해야 한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반드시 시험 시작 15분 전까지 자신의 학생증을 지참해 시험장에 도착해야 한다. 만일 15분 전까지 시험장에 도착하지 않으면 시험이 시작한 후 ?30분이 지날때까지 시험을 치를 수 없다. 또한 만약 시험이 시작한 후 15분이 지나 시험장에 도착한다면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따라서 사전에 시험장 위치를 확인하고, 정해진 시간 내에 시험장에 도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시험 유형2: 구술 시험
구술 시험(oral exams)은 팀을 짜 한 학기 동안 에세이를 작성한 뒤 이를 바탕으로 교수와 구술 시험을 보는 방식이다. 면대면 시험이기에 시험이 어려우면 교수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유형보다 비교적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유형이다.
하지만 만일 단체 과제와 영어 회화에 자신이 없다면 구술 시험은 추천하지 않는다. 나는 팀 프로젝트를 싫어하기 때문에 시간표 짤 때 구술 시험을 치르는 강의를 모두 뺐다.
시험 유형3: 과제 제출
과제 제출(Home Assignment) 방식은 기말고사를 집에서 치르는 형식이다. 24시간, 72시간 혹은 일주일 동안 시간을 할당받으면 학생은 정해진 분량만큼 보고서를 작성해 학교 웹사이트에 제출한다.
영문 레포트를 쓰는 일에 자신 없다면 과제 제출 시험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른 시험보다 많은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필기 시험보다 더 완성도 높은 글을 작성해야 하는 탓이다.
하지만 과제 제출 유형은 서면으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에 제약받지 않는다. 특히 뒷 쿼터에 진행되는 수업이 기말고사를 과제 제출 방식으로 치르면, 학기가 끝나는 6월 말까지 코펜하겐에 상주하지 않아도 된다. 여행을 떠나거나 귀국한 뒤 시험을 치러도 된다. 그래서 시험 성적에 부담이 적은 교환학생은 이 유형을 선호한다.
강의실 (출처: 플리커 CC BY-SA Connie Ma)
단체 과제
CBS 강의 방식은 한국과 사뭇 다르다. 팀 프로젝트는 한국보다 부담이 적다.
나는 한 학기 동안 팀 프로젝트 3개를 소화했다. 한국에서 한 학기에 팀 프로젝트 3개를 진행했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CBS 팀에서 프로젝트는 부담스럽지 않다. 일주일 전부터 두세 번 정도 만난 뒤 자기 의견을 정리해서 발표하면 된다. 프레젠테이션도 한국처럼 열심히 만들지 않아도 된다. 발표 대본도 모두 외울 필요 없다.
그러나 팀 프로젝트가 기말고사와 별개인 경우에만 그렇다. 만일 시험 방식이 구술 시험이거나 한 학기 동안 팀을 이뤄 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 수업이라면 팀 프로젝트는 매우 중요하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대화
CBS 강의실에서는 대화가 중요하다. 강의 중에 교수가 학생에게 질문을 자주 던진다. 많은 학생이 질문에 자기 의견을 답으로 적극 개진한다. 심지어 지속가능 경영 개론(Introduction to Sustainable Business)이라는 강의는 수업 절반 이상을 그룹 토론으로 진행했다.
한국 대학에서는 이렇게 토론이 많을 비중을 차지하는 수업을 보기 어렵다. 교수가 질문해도 대답하는 학생은 적다. 토론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더더욱 드물다.
그래서 처음 토론식 강의에 들어가면 적응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한국에서 온 교환학생이 영어에 능숙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배려한다. 조금 버벅거려도 기다리며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쑥스러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옆 자리 학생과 말문을 터보라. 그들은 분명히 당신에게 귀기울여줄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손 내밀어야 더 많은 것을 강의실에서 얻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