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덴마크 소녀가 테러 모의 혐의로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북부 질랜드 홀백(Holbæk)지방법원은 5월18일 학교 두 곳을 공격하겠다며 집에서 폭발물을 만들다 붙잡힌 피고인 일명 쿤비걸(Kundby Girl)에게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에 앞서 피고인이 정신적으로 불안하지 않다는 정신감정 결과를 강조했다.
15세에 이슬람 극단주의에 심취
피고인은 무죄를 주장했으나 인정받지 못했다. 피고인이 실제로 폭탄 테러를 감행할 의지가 있었다는 증거를 검찰이 제시했기 때문이다. 재판 중 크리스티안 커크(Kristian Kirk) 검사는 피고인이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내통했다는 SNS 이용 내역을 증거로 제시하며 피고인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와 연결돼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16일 오전에 열린 평결에서 배심원단과 재판부는 만장일치로 피고인이 유죄라고 판단했다.
수사결과 피고인은 폭발물을 이용해 학교 2곳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인이 다니던 서부 질랜드 포바일 지역 공립학교 수드스콜(Sydskolen)과 코펜하겐 소재 유태인 학교가 공격 목표였다. 폭발물을 만드는 제조법이 피고인 집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집에서 폭발물을 만드는데 쓰는 화학 제품을 발견했으나, 피고인이 실제로 폭탄을 만드는데 성공하지는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은 덴마크에서 나고 자란 덴마크인이다. 체포되기 몇 개월 전인 2015년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재판 중 그는 무죄를 주장했다. 스스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IS에 빠진 이유는 “재미있어 보여서(exciting)”였다며 이성에게 쏟던 관심이 몇 달새 성전(holy war)으로 옮겨갔다고 주장했다.
피고인은 경찰에 체포될 당시 15세였다. 쿤비 지역에서 거주하며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져든 자생적 테러리스트로 거듭난 그에게 덴마크 미디어는 쿤비걸(Kundby Girl), 지하드걸(Jihad Girl)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변호사 “만족", 검사 “형기 너무 짧아"
피고인과 변호사는 판결에 항소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결심에서 변호사는 항소 여부를 결정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일단 재판 결과에는 만족했다. 메트 그리스 스테이지(Mette Grith Stage) 변호사는 <DR>과 인터뷰에서 “패배를 예감했으나 오늘은 승소한 기분이 든다”라며 “크게 안심했다”라는 심경을 밝혔다.
반면 수사를 맡은 크리스티안 커크 검사는 6년형이 너무 짧다며 불만을 표했다.
“고등법원은 이런 사건에 형기가 12년은 되야 한다고 말해왔습니다. 물론 미성년자에게는 형량을 줄여줘야 하겠지만, 절반이나 감형해준 데는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