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최고 부자는 누구일까? 레고 창업가문은 아니었다. 포브스(Forbes)가 3월5일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명단(Forbes World’s Billionaires list)에 오른 덴마크 부자 10명을 살펴보자.
덴마크 최고 부자는 패션그룹 베스트셀러(Bestseller) 소유주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안데르스 포울센(Anders Holch Povlsen)이다. 베스트셀러는 포울센 부부가 1975년 덴마크 링쾨빙(Ringkøbing)에서 첫 매장을 열며 창업했다. 안데르스 포울센은 28세에 베스트셀러 지분을 모두 넘겨 받았다. 지금은 잭앤존스(Jack & Jones), 온리(Only), 베로모다(Vero Moda) 등 11개 브랜드를 거느린 패션 그룹으로 성장했다. 안데스르 포울센은 베스트셀러 그룹 전체 지분 외에 ASOS, 넴리그(Nemlig) 등 유통업체와 결제업체 클라나(Klarna)에도 상당한 지분을 보유했다. 포브스는 안데르스 포울센의 순자산이 64억 달러(7조2544억 원)이라고 추산했다.
글로벌 패션그룹 베스트셀러(Bestseller) 소유주이자 최고경영자인 덴마크 최대 부자 안데르스 포울센(Anders Holch Povlsen)(tech.eu 재인용)
덴마크 두 번째 부자는 의료기기 제조사 콜로플라스트(Coloplast) 부회장인 닐스 루이스-한센(Niels Peter Louis-Hansen)이다. 콜로플라스트는 그의 두 번째 부친인 오게 루이스-한센(Aage Louis-Hansen)이 1957년 설립하고 1983년 상장했다. 콜로플라스트 지분 20%를 보유한 닐스 루이스-한센의 순자산은 54억 달러(6조1209억 원)다.
콜로플라스트(Coloplast) 부회장인 닐스 루이스-한센(Niels Peter Louis-Hansen)
덴마크에서 가장 유명한 레고(LEGO)의 창업가인 커크 가문은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1979년부터 2004년까지 레고 그룹을 운영한 레고 3대 회장 키엘 커크 크리스티안센(Kjeld Kirk Kristiansen)이 순자산 47억 달러(5조3274억 원)로 3위에 올랐다.
레고그룹 토마스 커크 크리스챤센 부회장(왼쪽)과 지주회사 커크비 키엘드 커크 크리스챤센 회장. 레고 창립주 가문 3세대와 4세대로 부자 관계다 (제공: 레고그룹)
키엘 크리스티안센 회장은 레고 그룹 부회장인 아들 토마스 크리스티안센(Thomas Kirk Kristiansen)을 포함해 성인이 된 자녀 3명과 레고 그룹 지분 75%를 똑같이 나눴다. 덕분에 딸 소피에(Sofie)와 아그네테 틴고르(Agnete Kirk Thinggaard), 토마스 레고그룹 부회장 4명이 모두 순자산 47억 달러로 덴마크 부자 명단 공동 3위로 기록됐다.
4위는 합리적인 가격에 북유럽 디자인을 덧입힌 가구 제조업체 위스크(JYSK)의 창업가겸 회장 라스 라르센(Lars Larsen)이다. 1979년 덴마크에서 차업한 위스케는 50개국에 2600여 개 매장을 운영한다. 위스크 외에 라스 라르센 그룹(Lars Larsen Group) 산하에 보유한 가구회사와 호텔, 초밥 체인점도 소유했다. 순자산액은 45억 달러(5조1007억 원)다.
5위는 순자산 16억 달러(1조8136억 원)를 기록한 덴마크에서 항공기 임대업체 NAC(Nordic Aviation Capital) 창업자겸 회장 마르틴 닐센(Martin Møller Nielsen)이다. 오지에 접근할 교통편이 필요한 국제구호업체에 항공편을 빌려주며 사업을 시작한 NAC는 에어베를린(Air Berlin) 등 항공사에 항공기 400여 대를 임대하고 있다. 마르틴 닐센은 NAC 지분 33%를 보유했다.
6위는 덴마크 신발 제조업체 에코(ECCO) 창업주의 3대손인 안드레 카스프자크(André Kasprzak)다. 모친 한니(Hanni), 누이 안나(Anna)와 함께 90개국에 2200개 온・오프라인 매장을 거느린 에코 지분을 나눠 가져 순자산 10억 달러(1조1335억 원)를 기록했다. 덴마크 군에서 복무했며, 북유럽 리그(Nordic League)에서 프로 골프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부친 디에테르(Dieter)가 2017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며 뒤를 이었다.
안드레 카스프자크의 누이 안나도 순자산 10억 달러로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나는 승마장을 운영하며 승마 선수로도 활동한다. 2016년 올림픽에서 14위를 기록했다.
포브스는 순자산(net worth)이 10억 달러(1조1335억 원)가 넘는 세계 부자 명단을 매년 정리해 공개한다. 올해 세계 억만장자는 2153명이다. 지난해보다 55명이 줄어들었다. 이들의 재산을 모두 합하면 8.7조 달러(9861조4500억 원)에 달한다. 억만장자 가운데 46%는 자산이 지난해보다 줄어들었다. 아시아 부자가 자산 감소폭이 가장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