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애플(Apple)이 덴마크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 건축 계획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애플은 2017년 7월 덴마크 유틀란트 반도 남부 국경 인근 오벤로(Aabenraa) 인근 285헥타아르(ha) 부지에 100% 친환경 에너지로만 가동하는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보르(Viborg)에 이어 애플이 덴마크에 짓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였다. 하지만 6월11일 애플은 오벤로시에 데이터센터 건축 계획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
오벤로시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스티그 이삭센(Stig Isaksen) 오벤로지방정부 문화환경사업 디렉터는 보도자료에서 “애플이 오늘 회의에서 건설 계획을 취소한다고 통보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라고 말했다.
“오벤로시는 세계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를 세울 부지를 확보하느라 오랜 기간 애플과 협업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애플과 회의 내용은 제가 보기론 전반적으로 미국에서 내린 사업 전략상 판단 같습니다. 이 결정은 오벤로시하고 아무 논의 없이 나왔습니다.”
토마스 안드레센(Thomas Andresen) 오벤로 시장은 애플의 일방적 사업 철회에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애플에게 어떤 해명도 듣지 못했다”라며 “우리가 실제 건축에 이르기까지 면면을 알지 못하지만, 호기심에서라도 이유는 알고 싶다”라고 <DR>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애플은 데이터센터를 여러 곳에 흩어놓기 보다 한 곳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오벤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취소한 이유를 <DR>에 설명했다.
“비보르 데이터센터 완공이 가까워지는 와중에 애플은 오벤로에 다른 데이터센터를 짓기보다 비보르 데이터센터를 확충하는데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에게 든든한 지지를 보내준 오벤로 시정부와 지역 커뮤니티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페이스북도 덴마크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 취소
덴마크는 잇따라 대형 IT 기업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무르는 상황을 맞닥뜨리는 중이다. 사회관계망(SNS) 업체 페이스북(Facebook)은 지난 3월 유틀란트 반도 서부 덴마크 5대 도시 에스비에르(Esbjerg) 인근에 데이터센터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철회했다.
이런 상황이 덴마크 문제는 아니라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유럽 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자문했던 야콥 스토우만(Jakob Stoumann) 옥스포드연구소(Oxford Research) 덴마크 지부장은 글로벌 IT 기업이 실제 수요보다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부풀려 잡은 탓에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틀어진다고 풀이했다.
“(데이터센터) 개발건이 글로벌 IT기업에 호기로 작용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곳에서 제안한 좋은 조건을 받아들었겠조. 하지만 때로는 전략을 신속하게 바꿔야 하는 상황도 생기잖아요.”
예스페르 라스무센(Jesper Frost Rasmussen) 에스비에르 시장은 페이스북이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물렀을 때 “얼굴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그 사업을 성사시키려고 에스비에르시 안팎에서 일했단 말입니다.”
“애플이 유일한 고객은 아니야"
오벤로시는 애플 데이터센터 사업에 관여했던 다른 이해관계자와 출구 계획을 마련하는 중이다. 애플이 카쇠(Kassø)에 데이터센터 건설 부지로 확보했던 땅을 매입할 구매자를 찾는데도 시 차원에서 도움을 주기로 했다. 토마스 안드레센 오벤로 시장은 “오늘 애플의 예상 밖에 메시지가 우리 발목을 잡을지라도 계속 정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벤로 관할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더 사람이 이주하도록 만든다는 장기 계획에 원치 않은 충격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다행히도 애플이 (데이터센터) 시장에 유일한 구매자는 아닙니다. 오벤로시 데이터센터 유치 전략은 우리의 전략 목표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데이터센터 2곳은 가동 중이며, 2022년 안에 두 곳이 더 들어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