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이 있는 셸란 섬(Sjælland)과 오덴세가 있는 퓐 섬(Fyn)을 오가는 정기노선을 운행 중이던 여객열차가 1월2일 오전 7시35분께 대해협 대교(Storebæltsbroen)에서 마주 오던 화물열차에서 떨어진 화물에 맞는 사고가 생겼다. 이 사고로 8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30년 만에 터진 대형 열차 사고에 덴마크 정부는 국가재난팀을 가동하고 대응에 나섰다.
사고 당시 장거리 열차(intercitytog)에는 승객 131명과 승무원 3명이 타고 있었다. 부상자 16명은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는 중이다. 모두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 8명은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여성 5명과 남성 3명이다.
대해협 대교는 사고 시각부터 전면 통제됐다 2일 오후 12시 남짓부터 양방향으로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태풍 알프리다(Alfrida)가 불러온 강풍이 여전한 까닭에 바람에 영향을 많이 받는 차량은 통행을 자제하고, 최고속도도 시속 50킬로미터(km/h)로 제한됐다.
2019년 1월2일 오전 7시30분 대해협 대교를 건너던 장거리 열차(Intercitytog)가 마주 달리던 화물열차에서 떨어진 화물에 맞아 6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DR 재인용)
라스 브렘호이(Lars Bræmhøj) 퓐지방경찰청(Fyns Politi) 청장은 사고원인을 특정하기는 이르지만, 여객열차가 화물열차 낙하물에 충돌했다고 <DR>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아직 조사 초기라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으나, 여객열차가 화물열차에서 떨어진 화물 중 일부에 맞은 것은 확인해드릴 수 있습니다. 그 낙하물이 여객열차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라스 브렘호이 청장은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으나, 폭풍이 몰아치는 탓에 작업이 쉽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덴마크 정부는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뉘보그(Nyborg) 스포츠센터(Idrætscenter)에 사고대책본부를 꾸렸다. 또 국가재난대응팀을 가동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정신과전문의와 간호사, 심리상담가, 성직자 등 지원단이 사고대책본부에서 피해자를 보듬겠다고 발 벋고 나섰다.
강풍에 전복된 빈 화물칸이 마주 오던 여객열차 덮쳤나
사고 현장을 조사 중인 덴마크 해양조사위원회(Havarikommissionen∙DMIB) 보 호닝(Bo Håning) 부회장은 화물열차에 달려 있던 빈 화물칸이 강풍에 날려 여객열차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빈 화물칸은 사고 난 두 열차 사이에 누워 있었다.
“저기 화물열차에서 떨어져 나와 장거리 열차(여객열차)를 덮친 채 뒤집힌 트레일러가 보입니다. 이게 여객열차 앞이나 옆을 가격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덴마크 철도청(DBS)는 현장 조사가 마무리된 2일 밤 사고 열차를 견인하고 현장을 정리했다. DBS는 이르면 1월3일 오전 10시부터 대해협 대교 구간에서 열차 운행을 재개할 수 있다고 2일 밤 8시50분 발표했다. 대해협 구간에 열차가 안 다니는 동안은 코르쇠르 역(Korsør)에서 뉘보르 역(Nyborg)까지 대체 버스를 운행한다고 발표했다.
"피해자에게 예의 지켜라"
퓐지방경찰청은 대해협대교를 지나는 차량에게 사고 현장을 촬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사망자를 비롯한 피해자에게 무례한 일이며, 다른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경고를 무시하고 사고 현장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운전자 40명에게 벌금을 부과했다.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은 “오늘 아침 대해협 대교에서 비극적 기차 사고가 벌어져 무척 슬프다”라며 “사망자와 부상자, 그들의 가족을 생각하며 가장 깊은 연민을 보낸다”라고 말했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Lars Løkke Rasmussen) 덴마크 총리도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고 집이나 일터로 돌아가던 평범한 덴마크인이 목숨을 잃었다”라며 “무척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유가족과 피해자 가족에게 조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