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바로 가는 덴마크 고교생은 15%뿐…대세는 '갭이어'
덴마크에서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대학에 가지 않는다. 곧바로 진학하기 보다 몇 년 간 갭이어(gap year) 혹은 안식년을 보내는 학생이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학사 등 고등교육 과정에 지원한 덴마크 학생 중 43%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3년 이상 지난 사람이었다. 2018년 33%에서 한해도 빠짐 없이 증가해 5년 만에 10%나 늘어난 수치다.
반대로 고등학교(중등교육 과정)를 졸업하자 마자 바로 대학에 가는 학생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2018년 20%에서 2023년에는 15%까지 줄었다.
2023년에는 8만4078명이 고등교육 과정에 지원해 6만1382명이 합격했다. 덴마크 교육연구부(Uddannelses- og Forskningsministeriet)가 7월27일 발표한 고등교육 지원 결과다.
취업 낙관하는 학생이 대학 진학 늦춰
교육연구부 산하 학생 학업진로 상담기관 스투디에발 단마르크(Studievalg Danmark) 교육진로 상담가 보 트로스보르(Bo Trosborg)는 <DR>과 인터뷰에서 덴마크 학생이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진학하기 보다 갭이어를 보내는 쪽을 더 많이 택하는 이유로 낙관적 취업 시장을 꼽았다.
덴마크 실업률은 2.8%로 완전고용 상태다. 일할 사람이 모자란 기업이 노동자를 모셔가려고 혈안이 된 게 수 년 째다. 이런 상황에 대학 진학을 앞둔 청년은 갭이어로 몇 년을 보내고 돌아온다고 해도 취업에는 지장이 없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다만 덴마크 정부 입장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생이 진학보다 갭이어를 선호하는 현상이 달갑지 않다. 덴마크 재무부(Finansministeriet)는 모두가 곧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과 비교해 수십 억 크로네에 달하는 비용을 사회가 지불하고 있다고 추산한 바 있다. 고등교육을 빨리 마칠 수록 고임금 일자리에서 더 빨리 일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일생 동안 더 오래 더 많은 세금을 내 국고에 이바지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보 트로스보르 상담가는 자기 경험에 비춰봤을 때 전공을 빨리 결정하라고 학생을 압박할 수록 오히려 오판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청년이 스스로 가능성을 점쳐보고 스스로 알맞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편이 최선이라고 지적했다.
참고자료
- Tal og fakta om søgning og optagelse på de videregående uddannelser, Uddannelses- og Forskningsministeriet, 2023년 7월27일
- Minister om årets optag på videregående uddannelser: ”Flere positive tendenser”, Uddannelses- og Forskningsministeriet, 2023년 7월27일
- Unge venter længere med at starte på uddannelse: 'De har et behov for at komme væk fra uddannelsessystemet', <DR>, 2023년 7월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