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정부가 유럽연합(EU)에 2030년부터 경유(디젤)와 휘발유를 연료로 쓰는 차량 판매를 금지하라고 10월4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EU환경장관회의에서 요구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10개 EU회원국이 덴마크에 동의했다. <로이터> 등 미디어가 같은날 보도한 소식이다.
올해 취임한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Ursula va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 위원장은 2050년까지 유럽을 세계 최초 탄소 중립 대륙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100% 감축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겠다는 구상이다.
덴마크 정부는 EU에서 유일하게 탄소배출량이 늘어나는 운송업계가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단 요르겐센(Dan Jørgensen) 덴마크 기후에너지시설부(Klima, Energi- og Forsyningsministeriet) 장관은 회의 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급박한 상황에 처했음을 알아차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덴마크는 2018년 10월 2030년부터 새 화석연료 차량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뜻을 접었다. 해당 정책이 EU 규정 위반이었기 때문이다. 단 요르겐센 장관은 EU회원국이 화석연료 차량 판매 금지 시점을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규정을 바꾸자고 집행위원회에 제안했다. EU 차원에서 판매 금지가 어렵더라도, 각국에서 판매 금지 시점을 못 박으면 EU에 압력을 가해 결국 유럽에서 화석연료 차량을 퇴출할 수 있으리라는 노림수다. 물론 단 요르겐센 장관은 "최선은 유럽 전체에서 금지 정책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슬로베이나, 불가리아 등이 화석연료 차량 판매를 금지하자는 덴마크와 손잡았다. 동유럽 국가는 서유럽에서 동유럽으로 중고차를 팔며 "탄소 유출"(carbon leakage)을 야기하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관행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 요르겐센 장관은 집단으로 장기적으로 차량 제조사에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뜻을 모은 10개국이 연합을 형성해 디젤 및 휘발유 차량 판매를 개별 국가에서 금지하는 정책을 도입할 길을 모색하겠다고 추후 행보를 예고했다. 그는 “그러면 다른 나라도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