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제주도격인 휴양섬 보른홀름(Bornholm)이 중앙정부에 난민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섬 인구가 줄어 부족해진 노동력을 난민으로 충당하기 위해서다. 난민을 국제사회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부담스러운 존재가 아니라 지방 소멸 시대에 귀한 인적자원으로 바라보는 실용적 관점이다. <DR>이 10월16일 보도한 소식이다.
지난 6월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탈환한 덴마크 사회민주당(Socialdemokratiet) 정부는 지난 보수연립 정부가 거부한 유럽연합(EU) 할당 난민(난민 쿼터)을 다시 받겠다고 나섰다. 올해 소수부터 시작해 2020년께 일반 쿼터까지 난민 수용 인원을 늘리겠다는 얘기였다. 2015년 난민 쿼터를 거부하기 전까지 덴마크는 연간 500명씩 난민을 수용했다.
덴마크 정부가 받아들인 난민은 각 지방자치단체에 배정돼 거주권을 받는다. 덴마크 이민통합부 산하 이민청(Udlændingestyrelsen)이 지자체마다 다음해에 수용해야 할 난민 인원 이른바 '손님 할당량'(visiteringskvote)을 추산하고, 이민통합부가 이에 따라 난민을 배정한다.
다만 예외가 있다. 지자체가 다른 지자체에 할당된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나서 두 지자체가 합의한다면 이민통합부가 결정한 할당량을 바꿀 수 있다. 보른홀름지방의회(Bornholms Regionskommune)가 이민통합부에 이것을 요구했다.
EU는 2020년 덴마크에 난민 600명 가량을 할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 정부는 인구 4만 명에도 미치지 않는 보른홀름 섬에는 난민을 단 1명도 할당하지 않았다. 보른홀름지방의회는 중앙정부에 난민 20명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비니 그로스뵐(Winni Grosbøll) 보른홀름 시장은 봄홈에서 난민을 받아 고용하는 일이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는 선례를 제시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보른홀름 노동력 상당 부분을 이민자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보른홀름에서 성장하는 기업은 생산에 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난민을 노동 시장으로 데려오는 데도 능숙합니다. 보른홀름이 (난민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한칼에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덴마크 고용부에 따르면 보른홀름 섬에 거주하는 난민과 난민 가족 471명 가운데 318명이 고용돼 일한다. 3분의2가 넘는 난민 고용률은 덴마크 지자체 가운데 가장 높다. 난민이 2명 뿐이고 모두가 일하는 레쇠(Læsø)만 제외하면 말이다.
보른홀름 섬은 2009년을 기점으로 인구가 줄었다. 4만2563명이었던 인구는 10년 만에 3만9572명으로 7% 감소했다. 보른홀름지방정부는 7년 전부터 난민 수용을 노동력을 수혈할 기회로 보기 시작했다고 알란 베스(Allan Westh) 보른홀름 노동시장 매니저가 설명했다.
"지자체와 기업 모두 난민에 상당히 열려 있습니다. 2015년 우리는 난민을 환영한다는 셔츠를 걸치고 난민과 난민 가족 144명을 환영했지요."
보른홀름지방정부는 2028년까지 2009년 인구를 회복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난민을 적극 수용하는 한편, 보른홀름으로 이주하는 이에게 각종 지원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