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이상 고온에 시달려 큰 손해를 본 유럽 낙농업자가 한시름 놓게 됐다. 덴마크 최대 낙농업체 알라(Arla Foods)가 2018년 순익 전액을 거래 중인 낙농업자 1만1200명에게 돌려주겠다고 8월30일 발표했기 때문이다.
알라가 순익을 축산농가에 돌려주는 이유는, 바로 축산농가가 알라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알라는 1881년 세계 최초로 태어난 협동조합이다. 덴마크와 스웨덴 낙농업자가 모여 치즈 등 유제품 생산시설을 공유하고 생산과정을 효율적으로 다듬고 신기술을 개발해 함께 성장을 도모하며 협동조합이라는 조직을 세계 최초로 꾸렸다. 이후에 유럽으로 확장하면서도 알라는 협동조합으로서 정체성을 잃지 않고 낙농업자가 소유한 낙농 기업으로 성장했다. 알라는 130여 년이 지난 지금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낙농업 협동조합이자 덴마크 9대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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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 가뭄에 이례적 조치 필요"
알라가 순익을 납품 농가에 분배하는 것은 창립 이래 처음이다. 얀 뇌르고르(Jan Toft Nørgaard) 회장은 협동조합으로서 회사의 주인인 농가를 돕는 일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축산농가가 소유한 낙농기업으로서 알라는 우리 농가의 살림을 깊이 우려합니다. 올 여름 유럽을 덮친 가뭄이 이례적으로 심각했다는 사실을 압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이례적인 조치가 필요하겠지요. 우리는 그 이례적인 조치를 제안합니다. 이사회는 올해 회사의 대차대조표가 개선된 덕분에 이런 제안을 내놓을 수 있게 돼 기쁩니다.”
알라는 축산농가가 소유한 협동조합 형태 유가공 업체다(Arla Foods 제공)
축산농가에 3900억 원 지급
알라는 주주가 있는 유럽 7개국 축산업자에게 3억 유로(3892억 원)를 지급할 예정이다. 알라는 보통 매년 초 10억 크로네(1740억 원) 정도를 주주에게 배당한다. 올해 초에도 이 돈은 지급했기에 낙농업자가 2019년 3월께 추가로 지원받을 금액은 13~14억 크로네(2263억~2435억 원)다. 이는 알라 그룹 전체 매출액 중 3%에 해당한다. 알라는 유제품 중 40% 가량을 덴마크 농가에서 납품 받기에 덴마크 낙농업자가 가져갈 돈은 5억 크로네(87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알라 이사회는 순익 분배건을 10월 이사회에서 논의한다. 최종 결정은 2018년 실적을 확인하는 2019년 2월 이사회에서 이사진 1999명이 결정한다.
알라 이사회는 주주 175명으로 구성된다. 덴마크, 스웨덴, 영국,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에서 온다. 노동자 대표 12명도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