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청년이 미성년자 아이를 둔 덴마크 가정에 입주가정부로 일하며 숙식을 제공 받고 용돈을 받아 덴마크 문화를 익히라고 만든 오페어 제도(au pair scheme)가 오용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이민통합부(Udlændinge- og Integrationsministeriet)는 2019년 초부터 실시한 오페어 제도 현황 조사 결과를 12월15일 공개했다. 오페어 비자로 덴마크에 온 외국 청년 대다수는 여행하고 덴마크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으나, 현황 조사 결과는 달랐다. 덴마크 오페어 제도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국가 출신 청년이 덴마크에서 돈벌이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태반이었다.
오페어 제도로 덴마크에 온 외국 청년 10명 중 4명은 덴마크어를 배우지 않았다. 덴마크어를 공부하지 않은 이유로는 집안일이 많아서, 교통비가 비싸서, 오페어 가정이 집에서 영어를 쓰라고 요구해서 등이었다.
오페어 제도로 입주가정부를 파견 받은 덴마크 가정도 오페어 제도에 이해도가 낮았다. 대면 조사에 응한 오페어 가정 부모는 모두 “집안일에 도움을 받으려고 오페어를 들이기로 선택했다”라고 답했다.
오페어를 비롯해 외국인 거주 제도(비자)를 관리하는 덴마크 국제고용통합청(SIRI)은 공식 웹사이트에 “덴마크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 싶은 외국 국적 청년은 오페어 제도로 덴마크 거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했다. 오페어 비자를 신청하기 전에 덴마크 초청 가정과 미리 합의를 해야 한다. 덴마크 가정에 입주가정부로 들어가는 이유는 “다른 가족 구성원과 마찬가지 조건으로 가족의 일상 생활에 참여함으로써 원하던 대로 덴마크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티아스 테스파예(Mattias Tesfaye) 덴마크 이민통합부 장관은 “오늘날 오페어 제도가 문화 교류가 아니라 돈벌이와 일손을 구하는데만 쓰이는 점을 확인했다”라며 “오페어 제도가 현행 구조대로 괜찮은지, 앞으로 어떻게 다듬어야할 지를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오페어 비자를 신청한 1007명 가운데 85%는 필리핀 출신이었다. 2000년에 오페어 신청자 중 필리핀인은 단 3%였다. 필리핀 818명, 우크라이나 25명, 태국 20명, 케냐 19명, 인도네시아 16명 등 동남아시아와 동유럽 출신이 대다수였다. 서유럽 출신 오페어 신청자는 단 1명도 없었다. 2008년 2118명에 달했던 오페어 신청자는 10년 사이 반토막났다.
참고 자료
- Evaluering af den nuværende au pair-ordning, Styrelsen for International Rekruttering og Integration, 2019년 4월11일 (덴마크어 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