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명품 오디오 제조사 B&O, 중국에 팔린다
덴마크를 대표하는 명품 오디오 제조사 뱅앤올룹슨(B&O?Bang & Olufsen)이 중국에 회사를 파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B&O를 사겠다고 나선 곳은 중국 최대 명품 브랜드 유통사는 야오라이(耀萊·Sparkle Roll) 그룹이다. <블룸버그 통신>이 3월22일(현지시각) 보도한 소식이다.
야오라이 그룹은 롤스로이스나 벤틀리, 부가티 같은 고급차와 명품 시계를 중국에 유통한다. 한 병에 1790만원(10만위안)이 넘는 프랑스 와인도 판다. 2012년부터 B&O 제품을 중국에 유통했다.
중국 상하이 소재 B&O 플래그십 스토어 (출처: B&O 페이스북)
B&O는 올해로 창립 91주년을 맞은 가전제품 제조사다. 고급 음향 기술에 군더더기 없는 북유럽 디자인을 결합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쳤다. 유럽에서 고급 오디오(hi-fi) 제조사로서는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오디오보다 스마트폰 같은 간편한 기기로 음악을 듣는 사람이 늘어나며 경영난을 겪었다.
올르 안데르센 B&O 회장은 2014년 덴마크 신문사 <Berlingske> 에 "B&O는 독자적으로 생존하기에너무 작다”라며 사업을 확장하거나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B&O는 2015년 자동차용 오디오 사업부를 하만인터네셔널에 매각하고 2000억원에 달하는 매각 대금 대부분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연매출이 6000억원 정도인 B&O로서는 과감한 배팅이었다. B&O는 명품 오디오 시장에서 눈길을 돌려 더 넓은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930만원(8000달러)이 넘는 고급 텔레비전(TV)을 만드는 등 사업분야를 확장하려 애썼다.
하지만 반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2011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내자 B&O는 회사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매각 대상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는데, 22일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통해 처음으로 매각 대상이 드러났다.
야오라기 그룹은 공식 성명에서 인수가가 B&O를 둘러싼 “중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홍콩 증시에 등록된 야오라기 그룹은 이미 B&O 매출의 절반 가량을 유통한다. 치젠홍(Qi Jianhong) 야오라기 그룹 회장 2012년부터 B&O에 관심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B&O는 기업 매각을 통해 지금보다 더 많은 유휴자원을 확보하고, 성장을 가속하며, 조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한국 LG전자는 이 보도가 나오기 일주일인 3월18일 B&O와 2021년까지 올레드TV를 공급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휴대전화와 TV 바운드바를 만드는데 힘을 합쳐 온 두 회사가 TV도 같이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협약 체결 당시에도 B&O는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던 상황이라 추후 계획에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