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국립보건위원회(Sundhedstyrelsen)가 남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작한 인유두종바이러스 무료 접종 시범사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DR>이 11월6일 보도한 소식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 접종, 남성도 필요해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여성이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진 바이러스다. 12세를 맞은 덴마크 여성은 모두 무료로 HPV 백신을 접종 받는다.
하지만 남성이라고 HPV에서 안전하지는 않다. 입으로도 감염되기 때문이다. 구강으로 감염될 경우 편도암과 구강암을 유발한다. 동성애자 남성이 이성애자 남성보다 구강암이 발병할 위험이 30~40배 크다.
이런 이유로 덴마크 국립보건위원회는 15~19세 동성애자 남성에게 HPV 백신을 무료로 접종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위원회는 지난 2월부터 연말까지 실시한 남성 HPV 백신 무상 접종 시범사업에서 1회 이상 백신을 맞은 참가자가 300명이라고 밝혔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청년을 접종한 안드레아스 에벨뢰(Andreas Gylling Æbelø) 구호기금(Aids Fondet) 디렉터는 “기대보다 훨씬 큰 관심을 목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국 4곳 진료소에서만 접종
남성 HPV 백신 무상 접종 시범사업 참여자는 덴마크 전역에서 단 4개 도시에서만 접종을 받을 수 있다. 구호기금이 운영하는 검역 진료소로 1개월에 2회, 1최에 3~4시간만 문 연다. 안드레아스 에벨뢰 디렉터는 "한정된 운영 시간을 고려하면 4개 도시 진료소를 방문한 사람이 300명이 넘었다는 사실은 매우 긍정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시범사업을 주도한 국립보건위원회 소속 보레테 쇠보르(Bolette Søborg) 최고 의사 역시 한계를 고려했을 때 “300명은 좋은 수치”라고 평가했다. 시범사업을 기획하던 초기에는 백신을 일반의(praktiserende læge)한테서 접종하도록 하려 했다. 하지만 일반의노조(PLO)가 “동성애자 명단”이 만들어질까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내놓자 보건부가 반대하고 나섰다.
아동 접종 프로그램에 HPV 포함
HPV 백신은 현재 덴마크 아동 접종 프로그램에 포함된 상태다. 12세에 백신을 맞는다. 지난 여름 덴마크 정부는 12세가 되는 모든 남성도 HPV 백신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호기금은 한발 더 나아가 HPV 무상 접종 대상을 나이가 많은 남성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성 HPV 백신 무상 접종 시범사업은 평가가 진행 중이다. 무상 접종을 계속하는데 필요한 예산은 아직 편성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