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덴마크에서 일한 외국인이 역대 가장 많은 38만4천 명으로 조사됐다. 덴마크 전체 노동자 중 10분의1이 외국인이라는 뜻이다. <TV2>가 4월16일 보도한 소식이다.
페테르 할키에르(Peter Halkjær) 덴마크 통상청(Dansk Erhverv) 대변인은 늘어난 외국인 노동자가 덴마크 경제가 성장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TV2>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덴마크 노동 시장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딱히 높지 않고,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덴마크가 경제 성장 기조를 유지하려면 외국인 노동자는 반드시 필요하죠."
덴마크 통상청 보고서에 따르면 덴마크 내 외국인 노동자는 특히 농업 분야에 많았다. 농축수산업 노동자 중 3분의1이 외국인 노동자였다. 식당과 청소 업계에도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높았다. 건축업계에서 외국인 노동자 비율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 사이 2배로 늘었다. 오늘날 덴마크 노동산업 종사자 가운데 16%는 외국인이다.
2011년 등록을 시작한 이래 덴마크 내 외국인 노동자 수는 매년 늘었다. 코펜하겐대학교에서 노동 시장을 연구하는 옌스 아른홀츠(Jens Arnholz)는 앞으로도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덴마크에 일하러 오는 외국인 수가 줄어들 만한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동유럽 국가에 취직해 적당한 임금을 받을 가능성이 계속 커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매년 덴마크로 옵니다."
외국인 노동자 처우 개선해야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Lars Løkke Rasmussen) 덴마크 총리는 덴마크에도 법정 최저임금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아 여론에 불을 지폈다. 덴마크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으면, 노조와 사용자가 마련한 단체협약의 보호망 밖에 있어 덴마크 노동자보다 훨씬 열악한 처우를 감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코펜하겐 북부 공원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리투아니아인 벽돌공 사울리우스 미네이키스(Saulius Mineikis)는 <TV2>와 인터뷰에서 “덴마크에서 일하는 게 괜찮기는 하지만 훨씬 더 개선될 수 있다”라며 “우리는 (덴마크인 동료와) 똑같이 혹은 더 많이 일하지만 훨씬 적은 임금을 받으며 열악한 대접을 받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달에 1500유로(192만 원)를 번다고 밝혔다. 웬만한 덴마크인은 고개를 가로저을 만큼 낮은 임금이지만, 리투아니아에서 벌던 돈보다는 2배 가량 많기에 푸대접을 감수한다고 그는 말했다.
페테르 할키에르 대변인은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면서 노동법을 준수하지 않는 회사가 있기는 하지만, 외국인 노동자 38만4000명이 전반적으로 푸대접을 받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외국인 노동자는 필수적이고 중요한 인재입니다. 다행히 외국인 노동자를 덴마크 노동법에 못 미치는 조건으로 고용하는 기업은 많지 않습니다. 단체협약에 가입한 기업은 외국인 노동자도 적법하게 고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