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세계에 대사를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안더스 사무엘슨(Anders Samuelsen) 덴마크 외교부 장관은 일명 ‘디지털 대사(digital ambassador)’를 임명할 계획이라고 1월27일 <폴리티켄>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안더스 사무엘슨(Anders Samuelsen) 덴마크 외교부 장관 (덴마크 외교부 제공)
덴마크 정부가 디지털 세계를 관장하는 대사직을 만들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디지털 세계를 주름잡는 다국적 기업이 덴마크에 큰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안더스 사무엘슨 장관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기업이 “정상적 국가만큼 덴마크에 영향을 미친다”라며 “이런 기업은 덴마크가 상대해야 할 일종의 새로운 국가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애플 같은 글로벌 IT기업의 시장가치가 거대해 이를 국가 GDP와 비교하면 G20에 들어갈 정도라고 보도했다. 기술 기업 덴마크 유치를 연구하는 얀 스텐토프트(Jan Stentoft) 덴마크남부대학교(SDU) 교수는 기술 분야를 전담하는 대사를 임명하는 일이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다국적 IT기업에 제공할 것이 많습니다. 하지만 덴마크는 작은 나라지요. 이런 기업을 덴마크에 유치하려면 우리는 분명 스스로 매력을 보여줘야 합니다."
"디지털 대사는 상징적 자리"
디지털 대사는 다국적 IT 기업과 더 나은 관계를 만드는 역할을 맡는다. 아직 디지털 대사 자리에 임명된 사람은 없다. 마틴 마르쿠센(Martin Marcussen) 코펜하겐대학교(KU) 교수는 디지털 대사직이 상징적인 자리가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외교 서비스를 살펴보건데, (디지털 대사직은) 지금 북극 대사(Arctic ambassador)와 똑같은 형식이 될 겁니다. 디지털 대사는 대사 1명만 있는 부처를 얻을 겁니다. 디지털 대사라는 직책을 얻고 출장을 다니겠지만 혼자 다닐테니 너무 큰 일을 기대하지는 마세요."
덴마크 정부가 글로벌 IT기업을 유치하려고 들인 공은 이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이 덴마크 3대 도시 오덴세(Odense)에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덴마크 외교부는 3년 동안 노력한 끝에 페이스북 데이터센터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애플은 이미 2016년부터 덴마크 비보그(Viborg)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