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용지를 바꾸기엔 너무 늦었기에 후보 명단에는 남아 있겠지만, 코펜하겐 정계에 감사와 이별의 말씀을 고하겠습니다."
오는 11월 지방선거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주목 받던 유력 정치인 안나 미 알레르슬레우(Anna Mee Allerslev) 코펜하겐시 통합∙고용 부문 시장이 10월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임대료를 내지 않고 결혼식 피로연에 시 시설을 이용했다는 사실이 부정부패 스캔들로 불거졌기 때문이다. <폴리티켄>이 10월25일 보도한 소식이다.
알레르슬레우 시장이 속한 사회자유당(Radikale Venstre)은 그가 코펜하겐 지방의회 통합∙고용 위원회에서 직위를 4일 안에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펜하겐시 통합∙고용 부문 시장직은 토미 페테르센(Tommy Petersen) 코펜하겐시의회 의원이 이어받는다.
부패 사건 연루된 유력 정치인 정계 은퇴 선언
안나 미 알레르슬레우 시장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유는 권력을 남용했다는 사실이 여러 건 밝혀졌기 때문이다. 먼저 임대료를 내야 하는 공공시설을 무료로 사용했다. 그는 지난 8월 시청 홀 뢰드후셋(Rådhuset)에서 결혼식 피로연을 열었다. 임대료를 내고 임대해야 하는 공공시설이었지만 그는 무료로 시설을 사용했다. 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알레르슬레우 시장은 피로연을 연지 5주 만에 6만5천 크로네(1161만 원)을 임대료로 납부했다.
<BT>는 알레르슬레우 시장이 자기 담당 부문이 아님에도 건축 규제를 만드는 코펜하겐시 기술환경위원회에 부동산 회사 외엔(Øen)에 관해 84차례 질의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외엔은 알레르슬레우 시장의 친구인 얀 엘빙(Jan Elving)이 운영하는 회사다. 알레르슬레우 시장이 2014년 8월 30세 생일 파티 장소를 빌린 곳도 이 회사였다.
스텐 뵌싱(Sten Bønsing) 올보르대학교 행정법 교수는 <리쳐>와 인터뷰에서 친구 회사에 관한 질의를 과다하게했다는 사실이 부패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라고 평했지만, 잇따른 부패 혐의를 본 같은 당 의원조차 알레르슬레우 시장에게 등을 돌렸다.
보 닐센 크누센(Bo Nissen Knudsen) 사회자유당 전 대표는 알레르슬레우 시장이 거짓을 꾸미고 계략을 꾸미는데 시간을 소비했다고 24일 비판했다. 같은 당 소속 샤를로트 피셔(Charlotte Fischer) 코펜하겐 지방의원은 25일 알레르슬레우 시장을 부패 혐의로 고발했다.
안나 미 알레르슬레우 의원은 시설 임대와 임대료 결제에 시차가 생긴 이유는 자신이 절차를 잘못 이해했기 때문이라며 단순한 실수를 부정부패 혐의로 몰고가는 언론에 불평을 토로했으나, 이미 등 돌린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덴마크 지역자치단체는 11월21일 지방선거를 치르고 단체장과 의회 구성원을 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