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인 절반 "담배 피우는 시간은 근무시간에서 빼야"
덴마크인 절반 가까이는 담배 피우는 시간을 근무시간에서 빼야 한다고 생각했다.
덴마크 미디어 <아비센>(Avisen)은 시장조사업체 빌케(Wilke)에 의뢰해 지난 5~6월 18세 이상 덴마크인 1020명에게 "담배 피우는 시간도 근무시간으로 쳐야 하나(임금을 줘야 하나)"라고 묻고 설문결과를 7월7일 보도했다. 응답자 44%는 노동자가 근무시간 중에 근무지를 비운 만큼 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거의 비슷한 응답자(43%)는 임금 삭감에 반대했다.
흡연 시간을 근무시간에서 빼는데 동의한 응답자 대다수는 흡연자를 욕보이고 싶어 한다고 코펜하겐대학교 철학과 쇠렌 고스비 올레센(Søren Gosvig Olesen) 교수는 <아비센>과 인터뷰에서 "사실 사람들은 희생양을 원할 뿐이다"라며 "그럼으로써 자존감을 높인다"라고 비판했다.
올레센 교수는 흡연의 위험성을 알리는 캠페인이 덴마크 사회에서 많은 규제와 금지로 대체되는 추세이기에 흡연자는 세상 밖으로 내쫓기는 신세라고 지적했다.
"옛날에 흡연자는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었어요. 그러다 특별한 흡연실을 이용해야만 하게 됐죠. 이제는 건물 밖으로 나가는 방법만 남았습니다. 동시에 담배 포장에 부착된 경고는 더 혐오스러워졌죠. 간단히 말하면 인간은 특정 집단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강력한 욕구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은 흡연자 소득을 삭감하길 원하죠."
덴마크 공무원노조(FOA) 카렌 스테르(Karen Stæhr) 대표는 흡연자 임금 삭감은 "무척 어리석은" 감정적 논쟁의 주제가 되곤 하는 이슈를 덴마크인이 얼마나 달리 생각하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임금을 삭감하는데는 반대했다. 그는 흡연 시간이 생산성에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일은 매니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저는 사람들의 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8시간 동안 밖에서 담배를 피우지 못하게 단속하는 것은 관리 업무입니다."
덴마크 통신회사 TDC는 2013년 흡연 시간을 반영해 임금을 삭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직원 6500명 가운데 임금을 내놓고 흡연 시간을 산 직원은 많지 않았다. 대다수 흡연자 직원은 하루 15분씩 근무시간을 연장해 임금 삭감분을 벌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