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이하 CSR)이 많은 기업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심화되는 세계화와 맞물려 UN(유럽연합), ILO(국제노동기구),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등과 같은 국제기구도 기업에게 CSR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CSR이란 사회가 기업에게 요구하는 책임으로 기업이 기업활동을 할 때 이윤창출이라는 경제적 목표외에도 환경, 인권, 부패방지와 같은 사회 전반의 문제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CSR은 각 나라의 경제, 문화적 상황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나라마다 CSR의 의미와 범위가 다르다. 그 중 덴마크와 한국에서의 CSR은 유독 다르다.
한국에서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글로벌 경제 위기 상황이 촉발된 이후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 안정적인 고용 유지, 지역 사회에 대한 공헌, 국가 경제 진흥 등에 있어서 기업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기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 상황과 요구에 발맞춰 우리나라 기업들도 CSR에 대한 노력을 차츰 고조시키고 있다. 규모가 큰 기업의 경우 별도로 CSR 부서를 신설하여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역할을 전담하게 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 같은 경우 마케팅의 일환으로서 브랜드 이미지 구축하기 위해 CSR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전략 연구소(KOSRI)와 이화여대 글로벌 사회적 책임 센터가 국내 55개사를 대상으로 ‘2013 한국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현황’을 설문한 결과, 응답기업의 83.6%가 CSR전략을 수립했고 그 가운데 87.8%가 공식 문건화된 CSR전략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비해 CSR 결과 및 효과 분석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내 공식적인 CSR 부서가 있는 기업(설문의 64.6%) 중 절반 이상(51.7%)이 최근 3년간 부서를 개설했으며 이는 CSR에 대한 관심이 최근에서야 적극성을 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기업은 CSR 활동을 통해 주로 기업 평판을 제고하고자 하며 예산은 주로 기부, 장학사업으로 쓰인다. 한국의 기업은 CSR을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마케팅의 한 일환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반면 덴마크는 CSR이 이미 사회 전반에 자리잡았다. 2008년에 주요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CSR을 실현할 수 있도록 Financial Statement Act이 개정됐으며 매년 'Sustainable Report'를 통해 기업의 지난 CSR활동과 목표를 발표한다. 이는 덴마크 기업이 CSR을 경영활동의 한 부분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인 수단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CSR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갈등을 완화시키고 기업의 이미지, 명성과 고객 충성도를 높이면 기업의 재무성과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 사회 전반에 자리잡혔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CSR을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넘어 이윤을 창출하는 바탕이 될 수 있도록 활용한다. 이는 더 많은 기업이 CSR을 추구하는 밑거름이 된다.
한국의 기업은 대부분 이미지 제고의 목적으로 CSR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SR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만 쓰인다면 기업은 CSR을 지속하기 힘들다. 기업에게 CSR이 부담만 되는 탓이다. CSR은 기업의 이익과 사회적 이익이 상호작용 해 서로의 이익을 증대시킬 때 효과가 극대화되며 지속될 수 있다. 물론 제로섬 게임 형태에 익숙해진 한국에게 CSR은 아직 어려운 과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금 더 큰 그림을 그려보면 넌제로섬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한 기부와 같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회사의 이념과 함께하며 사회를 바꾸고 회사 혹은 사회가 훗날 더 나은 인적 자원 등을 얻을 수 있는 CSR을 계획하는 것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더 이익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이야기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서라도 피해갈 수 없고 이미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평가하여 더 나아간 CSR을 실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덴마크 기업들의 CSR 현황을 통해 나아가야 할 길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