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1일부터 덴마크 자전거 라이더는 빨간불에 우회전을 할 수 있다. 덴마크 사이클리스트 연합이 7월25일 보도한 소식이다.
덴마크 도로청(Vejdirektoratet)는 2013년부터 빨간불에 자전거 라이더가 우회전하도록 허용할지 연구해왔다. 교차로 33곳에서 2년 동안 빨간불-우회전을 시범적으로 허용하며 연구한 결과 빨간불-우회전이 사고를 유발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시범 적용하던 교차로에 이를 영구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클라우스 본담(Klaus Bondam) 덴마크 사이클리스트 연합 대표는 <DR>과 인터뷰에서 “이번 규제 개선안은 자전거 교통을 원활하게 해 줄 겁니다. 매일 자전거를 타는 이에게 가장 중요한 점이죠."
사진: 덴마크 사이클리스트 연합 Mikkel Østergaard
반론도 있다. 올보대학교 도로교통과 해리 라르만(Harry Lahrmann) 교수는 빨간불-우회전을 허용하면 교통 흐름이 개선된다는 도로부 연구 결과를 의심했다. 그는 빨간불-우회전을 법으로 허용하기 전에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빨간불-우회전이 허용되는 교차로 33곳에는 아래와 비슷한 표지판이 들어선다. 이 표지판이 없는 교차로에서는 여전히 빨간불에 우회전하는 것이 불법이다. 우회전하기 전에 오른손을 들어 수신호를 보내야 한다. 빨간불-우회전이 허용된 교차로라도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와 자전거가 우선이다.
자전거가 차보다 위험하다
덴마크에서는 자전거 타기가 자동차 운전보다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공과대학교(DTU) 연구진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교통사고 통계를 연구했다. 그 결과 자전거 라이더는 심하게 다칠 확률이 자동차 운전자보다 3~4배가량 높았다.
도로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덴마크에서 교통사고로 죽은 자전거 라이더는 26명, 크게 다친 라이더는 392명이었다. 2015년에도 추이는 비슷했다. 26명이 죽었고, 512명이 크게 다쳤다.
사상자 가운데 우회전하다 사고를 당한 이는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2005년에는 라이더 11명이 죽고 27명이 다쳤다. 반면 지난해에는 1명만 죽고 5명이 다쳤다. 도로부와 사이클리스트 연합이 10년 동안 꾸준히 홍보 활동을 벌인 덕분이다.
새 자전거 10대 중 1대는 전기 자전거
덴마크에서 전기 자전거는 특히 노년층과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새로 팔리는 자전거 10대 가운데 1대는 전기 자전거다. 전기 자전거는 일반 자전거보다 가속이 빠르고 최대 시속 25km까지 달릴 수 있어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도로부는 지적했다.
2014년에는 전기 자전거 라이더 3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지만 지난해에는 사망자가 8명으로 늘었다. 2014년과 2015년 모두 1년새 크게 다친 전기 자전거 라이더는 20여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