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이 세계 최대 성소수자(LGBTI) 축제인 월드프라이드(WorldPride) 2021년 개최지로 선정됐다.
월드프라이드를 주최하는 국제 성소수자 단체 인터프라이드(InterPride)는 대표단 200여 명이 참가한 투표에서 3분의 2를 득표한 코펜하겐이 미국 포트로더데일(Fort Lauderdale)을 제치고 차차기 주최지로 꼽혔다고 10월8일 발표했다.
월드프라이드는 세계 최대 성소수자 축제로 2년마다 열린다. 올 여름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잔치를 벌였다. 다음 행사는 2019년에는 미국 뉴욕에서 연다. 코펜하겐은 그 다음 순서로 선정됐다.
해피코펜하겐 라스 크리스티안 외스테르그린(Lars Christian Østergreen) 상무이사는 “월드프라이드를 개최할 수 있어 무척 기쁘다”라며 “월드프라이드2021은 인권과 다양성, 포용성을 전면에 내세우고 세계에 평등을 알리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피코펜하겐은 월드프라이드가 열리는 10일 동안 코펜하겐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5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유럽 최대 성소수자 축제인 코펜하겐프라이드2016을 맞이해 코펜하겐 시정부가 시내에 내건 포스터. "코펜하겐은 모두를 위해 있다"라는 문구가 무지개색 시 로고와 큼지막하게 박혀 있다 (사진: 안상욱)
코펜하겐시는 2021년 월드프라이드와 유로게임이라는 두 대형 국제 성소수자 행사를 동시에 유치하는 세계 최초의 도시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유로게임은 국제 성소수자 스포츠 행사다. 코펜하겐은 시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두 행사 유치를 추진하는 성소수자 단체 해피코펜하겐(Happy Copenhagen)과 협업했다. 2015년부터 9400만 크로네(169억3000만 원) 예산을 지원했다. 덴마크 수도권(Hovedstad)을 비롯한 몇몇 지자체와 스웨덴 말뫼시(Malmø)도 2021년 월드프라이드 유치에 힘을 보탰다.
코펜하겐은 두 행사를 모아 코펜하겐2021(Copenhagen 2021)이라는 거대한 성소수자 축제를 열고자 한다. 코펜하겐2021에는 퍼레이드와 축제, 스포츠 경기 등 기존 이벤트와 더불어 인권 콘퍼런스를 개최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외스테르그린 이사는 “프라이드의 유쾌함과 스포츠의 경쟁력, 인권의 진지함을 조합해 코펜하겐2021이 모든 참가자에게 변화의 계기가 될 만한 여정으로 만들려 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2016년 8월19일 저녁 코펜하겐 시청 광장에서 열린 북유럽 최대 성소수자 축제 코펜하겐프라이드2016 무대 (사진: 안상욱)
카렌 엘레만(Karen Ellemann) 성평등부 장관은 “운영진이 멋진 행사를 꾸려주리라 확신하며, 우리도 최선을 다해 운영진을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유로게임 집행위원회격인 유럽 게이레즈비언스포츠연맹(EGLSF)은 2021년 유로게임 개최지를 2018년 3월 결정한다. 코펜하겐은 2003년 유로게임을 유치한 적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