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사상 최대 구조 개편으로 브랜드 사업에 박차
덴마크 장난감 제조회사인 레고가 경영 효율화를 위해 그룹을 분할한다고 12월6일 발표했다.
레고 관련 사업을 총괄해 온 레고 그룹(Lego Group)은 브랜드 사업에 전념할 조직으로 레고 브랜드 그룹(Lego Brand Group)을 새로 꾸렸다. 레고 그룹이 하던 일은 레고 그룹과 레고 브랜드 그룹이 나눠 가져간다.
레고 브랜드 그룹은 레고라는 브랜드를 활용하는 모든 사업에 관여하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힘쓴다. 레고 그룹은 물론이고 교육 및 학습법 연구기관 레고 에듀케이션(Lego Education)과 놀이공원 레고랜드(Legoland)를 운영하는 멀린 엔터테인먼트(Merlin Entertainments)와 협업한다.
레고 브랜드 그룹 수장은 지금 레고 그룹 최고경영자(CEO)인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Jørgen Vig Knudstorp)가 맡는다.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는 레고가 경영실책으로 파산 직전에 몰렸던 2004년 CEO 자리에 올라 레고를 세계적 기업으로 되살린 주인공이다. 창업주 가문 외에 레고 그룹에서 CEO직을 맡은 첫 외부인이다.
레고는 창업주 올레 커크 크리스챤센(Ole Kirk Kristiansen)이 1932년 회사를 세운 뒤로 줄곧 커크 크리스챤센 가문이 소유하고 운영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경영 실책으로 파산 위기에 몰린 뒤 그룹 CEO자리를 맥킨지 컨설턴트 출신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에게 넘겨줬다. 크누스토르프 CEO는 33세 젊은 나이에 레고 그룹의 키잡이가 됐다.
그는 비대해진 조직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하는 혁신을 단행해 레고를 덴마크 최고 브랜드로 되살렸다. 지난 10년 동안 레고 매출은 5배 늘어났다. 지난해 매출은 358억 크로네(5조9620억 원)이었다. 커크 크리스챤센 가문은 경영 실패를 인정하고 “크리스챤센 가문은 앞으로 (레고그룹) CEO를 맡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경제지 <뵈르센> 기자이자 책<The LEGO Miracle>을 쓴 니엘 룬드(Niel Lunde)는 와 인터뷰에서 브랜드 그룹 설립은 자연스러운 조치라고 설명했다. “레고는 레고라는 브랜드를 예전보다 더 많은 채널에서 사용합니다.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가 새로 맡은 역할이 바로 이걸 관리하는 거죠.[…] 레고는 CEO 한 명이 모든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습니다. (레고 그룹) CEO의 역할은 지금보다 작아질 겁니다."
발리 파다(Bali Padda) 레고 그룹 CEO 내정자 (레고 그룹 제공)
브랜드 관련 사업이 레고 브랜드 그룹으로 쪼개져 레고 그룹의 역할은 줄어들었다. 레고 그룹은 제조 분야에 집중한다. 2017년 1월1일부터 레고 그룹 CEO는 14년차 레고 직원인 발리 파다(Bali Padda)가 맡는다. 발리 파다는 레고 역사상 첫 외국인 CEO다. 인도에서 태어난 영국인으로 2002년 미국 코네티컷주 엔필드 레고 지사에서 일하며 최고운영책임자(COO)자리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