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장난감 제조회사 레고(LEGO)가 13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밝혔다.
레고그룹(LEGO Group)은 3월6일 2017년 실적을 발표하며 2017년 매출이 1년 전보다 8% 감소한 350억 크로네(6조2천443억 원)에 그쳤다고 밝혔다. 환율 변동폭을 제외해도 매출 감소폭은 7%에 달했다. 레고그룹은 그동안 이익률 감소 등 위기 상황을 호소했지만, 매출 자체가 쪼그라든 일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영업 이익도 크게 감소했다. 2017년 레고그룹 영업 이익은 104억 크로네(1조8555억 원)를 기록해 124억 크로네였던 2016년에 비해 1년 만에 17%나 줄었다. 순이익도 94억 크로네(1조6771억 원)에서 78억 크로네(1조3916억 원)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주저 앉았다.
레고는 2003년과 2004년 경영 실책으로 파산 직전에 몰린 바 있다. 처음으로 창업주 가문 외부에서 전문경영인을 불러와 뼈를 깎는 혁신을 단행했다. 비대한 조직을 정리하고 핵심 사업에 집중한 덕분에 10여 년간 매출을 5배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미 레고가 자리 잡은 선진국 시장에서는 성장세를 회복하지 못하자 중국 등 신흥 시장에서 지난 수 년 간 두자리 수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매출이 감소하며 위기설에 휩쓸리게 됐다.
"매출 감소는 재고 정리 탓"
레고는 지난해 실적 부진이 어느 정도 의도된 결과라고 해명했다. 닐스 크리스티안센(Niels B. Christiansen) 레고그룹 최고경영자(CEO)는 “2017년 선진국 시장에서 매출이 감소한 주된 이유는 재고를 처리하는 조치를 취한 까닭”이라며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은 어려운 한 해였으며, 재무적 성과가 전반적으로 만족스럽지 않으나 연말에는 개선의 여지를 마련한 채 2017년을 매듭지었습니다. 12월부터는 12대 시장 가운데 7곳에서 소매 매출이 증가한 덕분에 재고 상황을 개선하며 2018년을 맞았습니다. 2018년에 레고는 사업을 안정화하고 장기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성장세를 만드는데 투자할 것입니다.”
레고는 지난해 9월 상반기 실적 부진을 이유로 전체 종업원 8%에 해당하는 1400명을 해고하며 “리셋 단추를 누른다”라고 비유했다.
닐스 크리스티안센 CEO는 레고가 조직을 간소화하고 규모를 줄이는 작업을 끝마쳤다며 대차대조표, 현금 흐름, 수익성이 여전히 건전하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