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깊은 자전거 대회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가 2021년 대회 첫 3일 간 달릴 덴마크 코스를 공개했다.
투르 드 프랑스는 올림픽과 월드컵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스포츠 행사다. 세계에서 가장 긴 구간을 달리는 자전거 경기이기도 하다. 3500킬로미터(km)에 달하는 코스를 매년 7월 첫째 주부터 셋째 주까지 23일 동안 21개 구간으로 나눠 달린다. 1903년 시작해 제1•2차 세계대전 시기만 빼고 매년 달린 역사가 벌써 100년이 넘었다.
투르 드 프랑스 사무국은 2020년 2월4일 오전 덴마크 베일레(Vejle)에서 2021년 투르 드 프랑스의 시작을 알릴 대출정을 비롯해 덴마크에서 달릴 첫 세 구간 코스를 공개했다. 자전거 선진국으로 유명한 덴마크는 정부 차원에서 투르 드 프랑스를 유치하려 힘써 드디어 지난해 2021년 대회를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크리스찬 프뤼돔(Christian Prudhomme) 투르 드 프랑스 디렉터는 덴마크 코스를 발표하며 “2021년 7월 자전거로 숨쉬고 사는 도시의 심장부에서 대회를 시작하며 화룡점정할 수 있다는 기대에 들뜬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첫 세 구간은 덴마크의 풍경을 두루 보여주며 다양한 상황을 선사할 겁니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선수(power riders), 단체 주행 전문가(echelon experts)와 마지막에 내달리는 선수(sprinters) 등이 돋보일 기회가 두루 돌아갈 겁니다. 한마디로 평지 자전거 경주의 본보기가 될 겁니다."
구간1: 코펜하겐 명소 두루 도는 대출정 코스
특히 매년 경주의 시작은 대출정(Grand Départ)이라고 부르며 크게 기념한다. 2021년 108번째 투르 드 프랑스는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손꼽히는 코펜하겐에서 시작한다. 2021년 7월2일 선수들은 첫 번째 구간으로 시내 복판 13km를 달리며 개인 기록(individual time trial)을 다툰다.
첫 날 주로는 코펜하겐의 주요 관광지를 아우른다. 덴마크에서 가장 자전거 통행량이 많은 루이제 여왕 다리(Dronning Louises Bro), 카스텔레트 요새(Kastellet), 인어공주 동상(Den Lille Havfrue)를 지난다. 마르그레테 2세(Margrethe I) 여왕을 비롯한 덴마크 왕족이 사는 아말리엔보르 성 광장(Amalienborg Slotsplads)을 관통해 뉘하운(Nyhavn)의 시작점 콩겐스 뉘토르브 광장(Kongens Nytorv)을 지나쳐 덴마크 왕립도서관 블랙 다이아몬드(Det Kongelige Bibliotek)와 블록스(BLOX)를 향한다. 이어 덴마크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은 안데르센 대로(H.C. Andersens Boulevard)를 통해 티볼리 놀이공원(Tivoli)과 마주한 코펜하겐 시청 광장(Rådhuspladsen)으로 들어서며 첫 날 경기는 마무리된다.
코펜하겐 시내에는 고도 변화가 거의 없어 선수들이 구간 평균 속도를 경신하려 내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흥미로운 관람 지점은 결승점 4km 전 인어공주 동상 앞이다. 첫 날 코스를 통들어 유일한 급커브가 있기에 여기를 얼마나 매끄럽게 빠져나오느냐가 관건이다.
구간2: 대해협 대교 건너 퓐 섬으로
본격적인 경주는 두 번째 날부터 시작이다. 7월3일 구간2에서 선수들은 바이킹 시대 덴마크 수도였던 로스킬레(Roskilde)에서 시작해 셸란 섬(Sjælland) 북서부 해안을 따라 퓐 섬(Fyn) 초입인 뉘보르(Nyborg)까지 199km를 달린다. 특히 70km 언덕 구간은 투르 드 프랑스 역사상 가장 북쪽에서 주행한 곳으로 기록된다.
124km 지점에 칼룬드보르(Kalundborg)부터는 평탄한 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여기부터 본격적인 질주가 시작된다. 특히 결승점 직전에 18km 길이 대해협 대교(Storebæltbro)를 건널 때는 화물 열차도 날려버린 전례가 있는 거센 바닷바람과 맞서 싸워야 한다. 원래 대해협 대교는 자전거로 달릴 수 없고, 강풍 경보가 내리면 차량 통행도 제한된다.
구간3: 피오르 해안따라 남쪽으로
7월4일 셋째 날은 덴마크 본토 유틀란트 반도(Jutland)의 교통 요지 베일레(Vejle)에서 출발해 빙하가 침식한 아름대운 피오르(fjord) 해안을 따라 남쪽에 쇤데르보르(Sønderborg)까지 옛 덴마크 시골 풍경이 펼쳐진다. 182km 구간 내내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지기에 수시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경주를 마친 선수들은 7월5일 하루 휴식한 뒤 프랑스로 돌아가 남은 대회를 치른다. 프랑스에서 구간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덴마크 산업부는 투르 드 프랑스가 열리는 3일 간 덴마크에 관람객 93만 명이 올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