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16] 덴마크인을 울린 한국 감독, 김주환
2016 오덴세 국제 영화제가 한창 진행중인 한 극장에서 많은 외국인들이 한 영화를 보며 눈물을 훔쳤다. 이번 국제 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된 김주환 감독의 <안내견>이라는 작품이다.
친구 하나 없이 도시에서 홀로 살아 남아야 하는 조선족 리광. 유기견 보호 센터에서 개를 훔쳐 생계를 유지하던 그는 안내견 보리를 만난다. 주인공은 주위의 노숙자들에게 보리를 빼앗기고, 보리를 구하려고 사투를 벌인다. 하지만 결국 보리를 잃고, 죽은 보리를 껴안고 흐느껴 운다.
“악은 가끔 무지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리광은 자기가 팔아 넘긴 개가 어떻게 죽는지, 또 그들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존재임을 몰랐을 겁니다. 그걸 깨닫고도 다시 개를 훔쳐서 팔았다면 리광은 악한 인간이지 않았을까요.” 김 감독은 와 서면 인터뷰에서 말했다.
김주환 감독이 연출한 네 번째 단편영화인 <안내견>은 제69회 칸 영화제 단편 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데 이어 2016 오덴세 국제 영화제 주 경쟁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주환 감독의 이력은 독특하다. 그는 대형 영화 배급 회사의 직원이었다. 영화에 대한 그의 열정 앞에 장애물은 없었다. 회사를 다니면서도 시간을 쪼개 영화를 만들었다. 이렇게 만든 영화 <코알라>는 여러 국내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김주환 감독은 영화 <코알라>로 국내에서 호평을 받자 영화 감독이 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회사를 나왔다. 그 후 3년 동안 시나리오를 썼다. 그러던 중 단편 영화에 어울리는 이야기가 떠올라 만든 영화가 <안내견>이다.
그는 배우와 호흡을 맞추고 신뢰를 쌓는 일을 중시한다. 그래서 캐스팅 단계부터 배우를 신중하게 선택한다고 서울 독립영화제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안내견>은 주인공 리광이 상대 배우 없이 영화를 끝까지 끌고 가기 때문에 캐스팅이 더 중요해보였다. 전작 <코알라>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배우 문선용이 <안내견>에서는 주연을 맡았다. 문 씨는 극중 캐릭터를 실감나게 표현하고자 체중 감량과 언어 공부를 병행하며 캐릭터에 몰입했다. 김주환 감독은 “선용씨가 함께 했기에 (지금처럼 호평 받는 작품을 만드는 일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김주환 감독은 차기작으로 청춘 액션 수사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알라>에서는 한국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안내견>으로는 국제 무대에 까지 오른 김주환 감독. 그가 연출할 첫 상업영화는 어떤 영화일지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