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NN2016] 스마트폰과 웨어러블로 정신질환 진단한다
WHINN(Week of Health and INNovation)2016 첫날부터 'Healthcare From Your Living Room' 행사장은 앉을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붐볐다. 사전 등록이 매진된 인기 행사다운 모습이었다.
포스 테크놀로지(FORCE Technology)와 몬센소(Monsenso)가 '정신 의학과 모바일 헬스케어' 주제로 발표를 마치자 여기저기서 질문이 쏟아졌다. 덴마크 전체 국민의 12.4%가 계절성 우울증을 앓는다는 통계가 몸으로 다가왔다.
몬센소의 다양한 제품들 (출처: 몬센소 홈페이지)
몬센소는 2009년 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MONARCA(MONitoring, treatment and pRediction of bipolar Disorder Episodes) 프로젝트로 사업을 시작했다. 창업한 지 10년도 안 된 젊은 기업이지만 세계적 제약회사 룬드백(Lundbeak), 영국 런던 NHS(National Health Service) 등 여러 유럽 기업 및 공공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몬센소는 정신질환 치료를 위한 모바일 헬스케어 앱과 웹 포탈을 개발한다. 스마트폰 앱으로 정신 상태를 자가 진단하고 의사의 소견을 공유할 수 있다. 기존에 종이에 복잡한 그래프와 용어로 남기던 기록을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다. 환자는 자기 상태를 더 쉽게 파악하고, 의사는 환자가 앱으로 보낸 평상시 기록을 웹포탈로 확인해 더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진단을 내리고 치료한다.
한 참석자가 "정신상태 진단에 어떤 특별한 센서나 기기를 이용하느냐"라고 물었다. 토마스 레덴보그(Thomas Lethenborg) 몬센서 최고경영자(CEO)는 "특별한 기기나 센서를 사용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있는 기능만 이용해 진단한다"라고 답했다. 몬센소 앱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GPS·가속도 센서 등 기본적인 기능을 활용해 환자가 평소에 얼마나 걷고, 얼마나 활발하게 움직이는지, 주변 사람과 얼마나 자주 문자를 주고받는지, 스마트폰을 얼마나 자주 껏다켜는지 등을 분석해 정신 상태를 파악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토마스 레덴보그 CEO는 이런 분석 방식으로도 본격적인 기존 분석 방식과 비슷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포스 테크놀로지의 발표 (사진: 남윤경)
포스 테크놀로지는 정신의학을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 접목했다. 정신의학 검사에 자주 이용하는 뇌파검사(EEG∙Electroencephalogram) 센서와 땀샘 측정 센서를 웨어러블 기기에 담았다. 기기를 이용하면 병원이 아닌 일상생활 중 특정한 상황에 환자가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분석할 수 있다. 환자가 평소 어떤 상황에서 두려움 느끼고,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파악하면 치료를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포스 테크놀로지 소속 닐스 토프트(Nils Toft) 매니저는 "이 기술을 마케팅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쇼핑객이 어떤 상품에 더 흥미를 느끼고, 어떤 경우에 지루해 하는지 파악하면 한층 더 세밀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얘기다.
포스 테크놀로지는 정신 분야 외에 다른 의학 분야에도 이 기술을 접목해 의료기기를 개발 중이다. 자회사인 델타(Delta)와 손을 잡고 EEG 기술을 활용한 보청기를 개발한다. 사용자가 보청기를 끼고 대화할 때 EEG 센서 인지부하를 측정하면 환자가 어떤 대화 상황에 피로감을 느끼는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런 데이터를 분석해 기본 성능을 향상하면서도 장시간 착용해도 불편함이 없는 보청기를 만드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