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돌아보면 덴마크에도 크고 작은 뉴스가 많았다. 2019년을 맞으며 매월 가장 큰 반향을 불러 온 뉴스를 되짚으며 2018년을 정리한다.  

1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보드카 한 병이 사라졌다는 소식이 1월2일 세계에서 회자됐다. 병을 금과 은을 각각 3kg씩 사용해 제작해, 한 병 값이 800만 크로네(13억8000만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펍 주인이 도난 신고하고 며칠 뒤 금요일 경찰은 빈 보드카 병을 발견했다.  

2월

덴마크 마르그레테 2세 여왕의 부군 헨리크 공(Prince Consort Henrik)이 2월13일 83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말년에 치매를 앓으며 자기를 왕으로 불러주지 않으면 여왕과 합장하지 않겠다고 주장해 화장한 뒤 유해는 덴마크 영해에 뿌렸다. 유해 일부만 왕족 여름 별장인 프레덴스보르(Fredensborg) 정원에 안치했다.  

3월

덴마크 정부가 독일과 접한 국경을 따라 68km 길이 담을 세우자고 주장했다. 유럽에서 확산되던 아프리카돼지콜레라(African swine fever)가 덴마크로 넘어오는 것을 막아 농업의 절반, 전체 수출액의 5%를 담당하는 국내 축산업을 보호하자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경 장벽이 동물 전염병 확산을 막는데 효과가 미비하다고 비판했다. 우파 연립정부가 돼지콜레라을 핑계로 난민을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으나 6월 국회를 통과했다. Rødbyhavn 인근 국경 통제 (출처: 플리커 CC BY News Oresund) Rødbyhavn 인근 국경 통제 (출처: 플리커 CC BY News Oresund)  

4월

공공부문 노조가 파업에 나서 덴마크가 마비될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점심시간을 유급 휴식 시간으로 인정하라”는 교사 노조의 슬로건 아래 보수연립 정부가 펼친 감세정책으로 임금은 정체된 채 업무만 가중된 공공부문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덴마크에서는 중앙과 지역 정부 및 소속 공공기관을 포함해 전체 노동자 중 18%에 해당하는 50만 명이 공공부문에서 일하기에 국가가 마비된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니다. 정부와 지역정부 노조는 근로조건 개선 및 향후 3년에 걸쳐 8.1% 임금을 올리는 안에 동의했다.  

5월

덴마크와 캐나다가 해묵은 영토 분쟁에 마침표를 찍자고 나섰다. 두 나라는 캐나다 엘즈미어 섬과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 사이 네어스 해협에 1.3제곱킬로미터(㎢) 규모 무인도 한스 섬(Hans Island)의 소재를 두고 1973년부터 다퉜다. 빙하가 녹으며 북극해 항로가 열리며 한스 섬의 지정학적 가치는 더 커졌다. 1984년 덴마크 그린란드 장관이 한스 섬을 방문해 덴마크 국기를 꽂고 “덴마크 영토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표식과 술 한 병을 남기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 뒤에 캐나다 해군이 한스 섬에 올라 캐나다 술을 두고 왔다. 영토주권을 확인하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은 평화로운 싸움은 ‘위스키 전쟁’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덴마크와 캐나다 정부는 한스 섬의 영유권 분쟁을 멈추고, 공유하자는 학계의 의견에 동의하고 2018년 5월 이 문제를 논의할 태스크포스를 출범했다.  

6월

국제축구연맹(FIFA)가 월드컵을 치르는 와중에 덴마크축구협회에 2만 프랑(2천만 원) 벌금을 물리고 경고했다. 6월21일 2018년 러시아월드컵 C조 조별리그 2차전 덴마크-호주 경기에서 덴마크 팬이 호주 국가가 연주될 때 아래 자리한 호주 팬에게 맥주를 담은 플라스틱 컵을 던져댔기 때문이다. 경기 전 의식을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는 규정과 더불어 일부 덴마크 팬이 성차별 현수막을 내건 것도 징계 사유로 꼽혔다.  

7월

지난 여름 덴마크기상청(DMI)은 바빴다. 유럽에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 기상 관측 이후 최고 기록을 여러 번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덴마크에서는 24시간 동안 기온이 2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최초로 나타났다. 낮 기온은 30도까지 치달아 보통 냉방시설을 갖추지 않는 덴마크 호텔에서 여름 휴가를 보내려 했던 고객이 괴로움을 호소했다. 덴마크 여름날 (촬영: 안상욱) 덴마크 여름날 (촬영: 안상욱)  

8월

8월1일 덴마크가 또 한 번 세계의 이목을 모았다. 이번에는 '부르카 금지법’ 때문이었다. 공식 명칭은 가림 방지법이다. 덴마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복장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법이지만, 무슬림 전통 복장인 부르카를 특정해 금지한다는 의문이 제기되며 부르카 금지법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덴마크에서 부르카와 베일 등 얼굴 전체나 일부를 가리는 이슬람 전통 복장을 고수하는 여성은 200여 명으로 추산된다. 부르카를 입고 덴마크 국회 앞을 걷는 무슬림 여성(제공: 국제 앰네스티) 부르카를 입고 덴마크 국회 앞을 걷는 무슬림 여성(제공: 국제 앰네스티)  

9월

9월16일 오전 덴마크인은 낯선 흔들림을 느꼈다. 리히터 규모 3.4 지진이 덴마크 본토 유틀란트 반도 서부 지표 아래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내외에서 물건이 흔들리며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지 않은 규모였지만, 덴마크 기준으로는 이례적이었다.  

10월

아동사회복지부(Børne- og Socialministeriets) 산하 국립보건복지위원회(Socialstyrelsen)에서 40년 이상 신망 받으며 일하던 직원이 16년 간 1억1100만 크로네(195억 원)를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용의자 안나 닐센(Anna Britta Troelsgaard Nielsen)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체포돼 덴마크로 송환돼 재판을 받는 중이다. 출처: 플리커 CC PD 출처: 플리커 CC PD  

11월

덴마크 시민권 취득 시험에 4537명이 응시했다. 덴마크 문화, 역사, 사회를 아우른 40개 문제 중 32개를 맞혀야 합격한다. 합격률은 보통 50% 언저리다.  

12월

덴마크 정부는 덴마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추방을 기다리거나, 난민으로 지원했으나 전과가 드러나 신청이 반려된 외국인을 무인도에 수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덴마크공과대학교(DTU) 수의과학연구소가 쓰는 린홀름(Lindholm)을 덴마크 거주 자격이 없는 거주 용인(tolerated stay) 상태에 외국인을 수용하는 퇴거 센터(Departure Center)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린홀름 퇴거 센터 건립을 발의한 우파연립 정부와 극우 덴마크인민당은 치안에 도움이 될 거라고 주장했다. 반대 측은 사람을 무인도에 격리하는 일이 비인간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린홀름섬(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 Erik Christensen) 린홀름섬(출처: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 Erik Christen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