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관광청 원더풀 코펜하겐(Wonderful Copenhagen)이 관광객이 지속가능한 행동을 더 많이 하도록 유도하는 시범 사업 '코펜페이'(CopenPay)를 올 여름 실시한다. 이름에 ‘페이’가 들어간다고 카카오페이 같은 간편 결제앱을 만든 건 아니다. 코펜하겐을 찾은 방문객이 여러 관광 명소에서 지불할 비용을 돈 대신 기후 친화적 행동으로 치르도록 하자는 발상이다.

(Visit Copenhagen 제공)

코펜하겐 관광청이 친환경 행동을 문화체험 참가비로 갈음하는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관광객의 의지와 행동 사이 간극을 메우고자 함이다. 응답자 82%가 친환경적으로 행동하고 싶다고 답했으나, 실제로 행동을 바꾼 이는 단 22% 뿐이었다고 시장조사업체 칸타(Kantar)는 지속가능성 지표 2023(Sustainability Index 2023) 보고서에서 밝혔다.

미켈 오뢰 한센(Mikkel Aarø-Hansen) 원더풀 코펜하겐 대표(CEO)는 “지속 가능한 여행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핵심 과제”라며 코펜페이 사업이 방문객 수를 늘리려는 의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단순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는 방문객이 의식적으로 친환경적인 선택을 하고, 방문 기간 동안 더 나은 경험을 하길 바랍니다. 따라서 코펜페이의 목표는 관광객의 지속가능한 행동을 장려하는 동시에 여행지에서 문화적 경험을 풍부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사고방식을 형성하기 위한 실험적이고 작은 발걸음이며, 여행을 더욱 지속가능하게 만들려고 우리가 시행한 많은 이니셔티브 중 하나입니다. [...] 우리는 관광을 환경적 부담에서 긍정적인 변화의 힘으로 바꿔야 하며, 이런 변화의 중요한 단계 중 하나는 여행지에서 이동하는 방식, 소비하는 방식, 현지인과 교류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코펜페이를 통해 여행자뿐 아니라 현지 관광 명소도 변화와 선택에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피에 해스토르프 안데르센(Sophie Hæstorp Andersen) 코펜하겐 시장은 코펜페이가 "코펜하겐에서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촉진하려는 우리의 가치와 야망에 완벽하게 부합한다"라고 환영했다.

"우리의 풍부한 문화 생활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결합한 코펜페이와 같은 이니셔티브를 보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친환경 행동을 문화 체험을 위한 화폐로 전환함으로써 관광객들은 환경과 지역 사회 모두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코펜하겐을 탐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얻게 됩니다."

Københavns Havn by Daniel Rasmussen (Visit Copenhagen 제공)

도심 농장에서 봉사활동하면 비건 점심이 공짜

코펜페이는 자전거 타기, 환경 정화 활동 참여, 도시 농장에서 자원봉사 등 활동에 참여한 관광객에게 코펜하겐 내 풍요로운 경험과 일상 속 경이로움을 경험할 기회를 보상으로 제공한다. 무료 박물관 가이드 투어, 무료 카약 대여, 현지 농작물로 만든 무료 채식 점심 식사 등이 여기 포함된다.

CopenPay - Øens Have (Visit Copenhagen 제공)

예를 들어 덴마크 국립미술관(SMK)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가지고 온 방문객을 워크숍에 초대해 지참한 플라스틱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어 준다. 또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타고 코펜하겐의 상징적인 열병합발전소 코펜힐(CopenHill)에 방문하면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발전소의 옥상을 스키 타고 내려오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CopenHill by Daniel Rasmussen (Visit Copenhagen 제공)

친환경 행동은 어떻게 인증할까. 간단하다. 관광객은 기차표를 제시하거나 자전거를 타고 도착하는 정도로 간단한 친환경 행동 증거만 제시해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사회적 신뢰가 세계에서 가장 단단한 덴마크의 신뢰자본 위에 구축된 단촐한 인증제도 덕분에 관광객은 애쓰지 않아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코펜페이 참가 자격은 따로 없다. 관광객이든 주민이든 친환경 행동만 인증한다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하자. 최신 정보는 15일 문 열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코펜페이 사업은 올여름 성수기인 7월15일부터 8월11일까지 4주 간 시범 운영한다. 덴마크 국립박물관, 국립미술관, 코펜하겐미술관, 스파르타 러닝 클럽, 그린 카약, 코펜힐, 어반 가든, 동키 리퍼블릭 등 24개 기관 혹은 업체가 코펜페이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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