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간 무능하다고 비판 받아온 덴마크 국세청(SKAT)에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라스 뢰케 라스무센(Lars Løkke Rasmussen) 덴마크 총리와 카르스텐 라우리첸(Karsten Lauritzen) 조세부 장관은 6월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세기관 개혁안을
발표했다. <폴리티켄>이 같은 날
보도한 소식이다.
악명 높은 SKAT
2005년 설립된 현존 덴마크 국세청(SKAT)은 최근 몇 년 간 각종 스캔들에 시달리며 무능하다는 악명을 얻었다. 2015년 국세청은 세금 납부 절차를 전적으로 전자화했다. 온라인 세금 납부 시스템(EFI)으로만 세금을 내도록 강제했다. 세금 납부 시스템 고도화 사업에는 수백만 크로네 예산이 소요됐다.
문제는 EFI 시스템에 오류가 있었다는 점이다. EFI를 전면 도입한 덴마크 국세청은 받아야 할 세금은 징수하지 않고, 도리어 이미 낸 세금을 또 납부하라는 통지서를 발송했다. 국세청은 EFI 시스템 도입을 철회하고 수동으로 조세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이 때문에 덴마크 정부는 92억 크로네(1조5600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걷지 못했다. <베를링스케>는 2016년 EFI 시스템 붕괴로 덴마크 국민의 세금 납부 내역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2017년 4월 <폴리티켄>은 덴마크 정부가 미징수 세금 징수를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덴마크 감사원은 2011년 국세청이 실시한 단독주택 감정평가 가운데 75%가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국세청이 주택 소유주한테 걷지 못한 세금이 100억 크로네(1조7천억 원)에 달한다고 <폴리티켄>은
보도했다.
덴마크 감사원은 2016년 감사보고서에서 국세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국세청의 “취약하고 불충분한” 운영 능력 때문에 정부가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덴마크 시민과 기업에 세금을 부과해 국부가 유출됐다고 감사원은 꼬집었다.
덴마크 국세청(SKAT) 간판
조세기관 7개로 분할
‘1개에서 7개 기관으로(Fra én til syv styrelser∙From one to seven agencies)’라고 이름 붙은 개혁안은 2018년 7월1일부로 국세청을 해체하고 국세청 업무를 분담할 7개 기관을 새로 꾸리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정부는 2021년까지 개혁안을 완료할 계획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18년 7월1일까지 국세청(SKAT)은 7개 기관으로 대체된다. 외채 기구(Gældsstyrelsen∙Debt Agency), 감정 기구(Vurderingsstyrelse∙Valuation Agency), 세무 기구(Skattestyrelsen∙Tax Agency), 관세 기구(Toldstyrelsen∙Customs Agency), 차량 기구(Motorstyrelsen∙Motor Authority), 개발 및 간소화 기구(Udviklings- og Forenkligsstyrelsen∙Development and Simplicity Board) 등이다.
조세부 산하에 도박 관리 기구와 탄원 기관은 지금처럼 운영한다. 이로써 덴마크에 세금 관련 정부 기관은 모두 9곳이 된다.
덴마크 조세부 제공
2019년까지 덴마크인은 새 세무 기구한테 연례 세금 신고서를 받는다. 자가 주택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감정 기구가 별도로 보유세를 부과한다.
조세기관 개혁안에는 조세 관련 공무원을 증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덴마크 정부는 5개 조세기관을 코펜하겐 밖에 세운다. 1500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지거나 코펜하겐에서 수도권 밖으로 옮겨간다. <폴리티켄>은 조세기관 개혁으로 1000개 일자리가 새로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덴마크 정부는 조세기관 개혁에 예산 7백만 크로네(12억 원)가 들어갈 것이라고 추산했다.
신설 조세기관 배치 계획 (덴마크 조세청 제공)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