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공영방송 <TV2>은
덴마크 자연보호협회(Danmarks Naturfredningsforening)와 손잡고
세계 최초 기후변화 대응 모금 방송 프로그램 '
덴마크 나무를 심다'(Danmark planter træer)를 9월14일 밤 7시30분부터 2시간30분 간 생방송했다. 기후변화에 맞서는데 기부금을 모으고, 20크로네(3500원)가 모일 때마다 덴마크 전역에 나무를 1그루씩 심자는 구상이었다.
덴마크 공영방송 가 세계 최초 기후변화 모금 방송 프로그램 '덴마크 나무를 심다'(Danmark planter træer)를 9월14일 저녁 7시30분께 방송했다 (TV2 제공)
나무심기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국제연합(UN)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은 숲 조성을 주요 기후변화 대응책으로
꼽았다.
새로 조림한 1헥타아르(1만제곱미터) 규모 너도밤나무 숲은 이산화탄소 660톤(t)을 100년 이상 저장한다. 이산화탄소를 포함해 숲 1헥타아르에 흡수・보관되는 탄소는 940톤에 달한다. 숲에서 나온 나무를 철이나 콘크리트 등 소재 대신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절감하기도 한다. 이를 통틀어 1헥타아르 숲이 100년 간 절감하는 탄소 배출량은 1410톤에 달한다.
조림이 기후변화에만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공기가 깨끗해 지고 동식물이 살 만한 곳이 생기며, 홍수 등 자연재해에 맞설 기초 체력이 생기는 효과도 나타난다. 인간 역시 깨끗한 지하수를 얻는다. 숲은 야외 활동을 즐길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나무 91만4233그루
덴마크에 나무 1백만 그루를 심자는 포부로 시작한 이날 모금 방송에는 덴마크 기업과 단체, 개인 등이 국내외에서 십시일반으로 정성을 보탰으나 아쉽게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모두 1828만4660크로네(32억2230만 원)가
모였다. 나무 91만4233그루를 심을 수 있는 규모다.
마리아 기예르딩(Maria Reumert Gjerding) 덴마크 자연보호협회장은 “거대한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덴마크가 나무를 심다’에 뜻을 보탠 모든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이제 우리는 덴마크에 더 많은 숲을 만들겠습니다."
기후변화 모금 방송을 진두지휘한 로테 린데고르(Lotte Lindegaard) <TV2> 채널 매니저 역시 "덴마크 전역에 우리 지구에 기후와 숲이 미치는 중요성을 집중 조명하는 방송을 내보낼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물론 나무만 심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현존하는 숲을 보존하는 일도 병행해야 하죠. 하지만 이 모금 방송은 덴마크인에게 기후변화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말 그대로 첫 삽을 퍼낸 겁니다."
평일 낮 코펜하겐 시내 공원에서 여유를 만끽하는 시민 (촬영: 안상욱)
시민 숲 조림
모금액은 2012년부터 덴마크 전역에 시민 숲(Folkeskov) 조림 운동을 벌이며 20만 그루가 넘는 나무를 심어 온
나무기르기네트워크재단(Growing Trees Network Foundation)에 전달한다. 시민 숲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교회가 내놓거나 물길이 바뀌어 생긴 땅에 시민이나 기업, 재단 등이 나무를 기부해 만드는 숲이다. 시민 숲은 한 번 조성하면 영구적으로 숲 용도로 보존한다. 시민이 숲 부지에 가서 손수 나무를 심기도 하지만, 나무기르기네트워크재단에 14크로네(2500원)를 기부하면 재단이 대신 나무 1그루를 심어주기도 한다. 이번 모금 방송은 후자 방식으로 숲을 조성한다. 수종은 지역 생태에 맞게 재단이 선별한다.
모금액 중 20%는 덴마크와 해외에서 숲을 보존하는데 쓴다. 덴마크에서는 덴마크자연기금(Den Danske Naturfond)이, 해외에서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이 덴마크인의 정성을 이어받아 숲 보존에 힘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