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경영계가 신종 코로나(코로나19)에서 안전하다고 확인받은 외국인은 덴마크에 입국하도록 허용하는 이른바 '코로나 여권’을 도입해 달라고 요구했다. 독일과 스웨덴등 이웃 국가에서 덴마크로 오도록 문을 열어 관광업계가 고사하는 사태를 막아보자는 구상이다. 보수 진영은 코로나 여권 도입에 찬성하며 입법 절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TV2> 등 덴마크 미디어가 10월25일 보도한 소식이다.
코로나 여권(coronapas)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을 통제하는 와중에도 건강함을 증명한 외국인 관광객은 입국을 허용하는 일종의 예외 규정이다. 입국 48시간 안에 신종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국경에서 간소한 검사를 한 번 더 통과하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것이 거의 100% 확실하다고 알란 톰센(Allan Randrup Thomsen) 코펜하겐대학교 바이러스학 교수가 <TV2>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덴마크 경영인연합회 "코로나 여권 도입해 항공 관광 숨통 트자" 주장
10월23일 덴마크 정부는 지난 봄 사회 통제(lockdown)에 준하는 강력한 방역 대책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덴마크 외교부(Udenrigsministeriet)는 이웃 유럽 국가를 포함해 거의 전 세계 모든 나라를 3단계 위험 지역으로 지정하고 “필수적인 여행”을 제외한 관광과 출장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덴마크 경영인연합회(Dansk Industri・DI) 마이클 스바네(Michael Svane) 운송산업 디렉터는 새 지침이 여행의 가능성을 상당히 옥죄었다며, 덴마크의 주요 교역상대인 독일과 관계도 크게 제약된다고 10월22일 지적했다.
“덴마크 수출업자는 우리 시장에 검은 구름처럼 덮인 불확실성에 이미 크게 타격받았습니다. 이들이 제 속도를 내도록 보조하는 일은 절대적으로 중차대합니다. 덴마크와 다른 유럽연합(EU) 국가 모두 항공 여행을 제한하기 보다 간소한 검사를 도입해 더 확대해야 합니다. 음성 검사 결과를 받으면 공동으로 인정하는 코로나 여권을 지닌채 제지받지 않고 여행할 수 있을 겁니다.”
마이클 스바네 디렉터는 코로나 비자를 도입해 관광업계에 숨통을 열어달라고 와 인터뷰에서 정부에 주문했다.
“당연히 보건이 제대로 작동해야 합니다. 하지만 유럽 내 경제도 다시 시동을 걸어야 하죠. 우리는 안전하면서 합리적인 여행 방식을 고안하고 싶습니다."
보수 진영 "국회에서 코로나 여권 도입 검토"
자유당(Venstre)을 위시한 보수 진영은 경영인연합회 의견에 적극 동의했다. 벌써 덴마크인민당(Dansk Folkeparti), 보수당(Det Konservative Folkeparti), 급진자유당(Radikale Venstre), 신보수당(Nye Borgerlige) 등 보수 정당이 자유당을 지지하고 나섰다. 진보나 보수 진영에 속하지 않은 생태주의 대안당(Alternativet)도 코로나 여권에 찬성했다. 179석 중 92석을 거느린 정당이 모여 국회에서 코로나 여권 도입을 지지하는 셈이다.
인게르 스퇴이베르(Inger Støjberg) 자유당 부대표는 국회에 코로나 여권 도입안을 내놓을 채비를 마쳤다고 <TV2>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는 암실에 들어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라지기만 마냥 기다릴 수 없습니다. 사회가 나아가도록 해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겁니다. […] 덴마크 휴가 별장에 가고 싶은 관광객이나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고 싶은 독일인이 많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에게 여행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계속 별장을 임대하고 호텔을 운영할 수 있으니까요. 요약하자면 우리의 법안은 이겁니다.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결과를 갖고 온다면 당신은 덴마크에 입국할 수 있습니다."
주변국 상황은 악화일로
덴마크 경영계와 보수 진영이 바라는 대로 국내 관광 산업에 불씨를 지키려고 항공 관광을 재개한다고 쳐도, 기대 만큼 덴마크에 가는 관광객이 많을 지는 예상하기 어렵다. 덴마크를 포함한 유럽 내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올 들어 최악으로 치닫는 중이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지난주부터 일일 확진자가 700명을 넘었다. 덴마크와 국경을 접한 독일과 스웨덴 모두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하다. 독일은 지난 일주일 간 확진자 수가 곱절을 넘겼다. 10월24일에는 1만4741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아 하루 최다 확진자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웨덴도 10월22일 일일 확진자가 1255명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