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주요 기업 임원 26%는 여성
덴마크 주요 기업 이사진 가운데 여성은 26%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08년 여성 임원 비율이 8%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하면 급격한 증가 추세다. 덴마크 전경련(DI∙Dansk Industri)이 1월18일 발표한 조사 결과다.
덴마크 중견기업 여성 임원 비율(덴마크 정경련 제공)
덴마크의 모든 공시 기업을 따지면 여성 임원 비율은 20.1%로 줄어든다. 여성 이사진 가운데 79%는 선출됐으며, 21%는 노동자 대표 임원이었다.
덴마크 정경련이 2015년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직원이 50명을 넘는 기업 약 3천 개 가운데 여성이 최고경영자(CEO)인 곳은 12%였다. 2004년에는 7%였다. 여성 이사회장(executive director) 비율은 2002년 14%에서 2015년 21%로 늘어났다.
샤를로트 뢴호프(Charlotte Rønhof) 덴마크 정경련 부회장은 여성 임원진 비율 급증이 헬레 토르닝 슈미트(Helle Thorning-Schmidt) 전임 총리 정권이 노력한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사회민주당 출신이자 여성이었던 헬레 토르닝 슈미트 총리는 임기 동안 여성이 덴마크 사회 최상위층에 진출하는 가능성을 넓히고자 애썼다. 기업에 2013년까지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을 늘리도록 요구하고, 리더십이 강한 여성을 고용하도록 유도했다.
그렇다고 여성 임원 비율을 법으로 강제하지는 않았다. 대신 덴마크 정치인과 재계가 손잡고 노력했다. 니나 스미스(Nini Smith) 오르후스대학교 소속 경제학자는 토르닝 슈미트 정권이 여성 임원진 숫자를 규제로 못박은 노르웨이의 전철을 따르지 않은 점을 높이 평가했다.
“노르웨이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할당제만으로는 더 많은 여성을 이사회의 먹이사슬로 끌어들일 수 없습니다. 이사회 구성은 아주 명확한 경영의 영역이니까요. 정말 중요한 점은 문화적인 변화입니다. 기업뿐 아니라 여성 스스로도 변해야 해요. 행동 양식이 일상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 단계를 목격하는 셈이죠. 우리가 기업에 할당된 비율을 채워 넣으라고 강요하는 대신 기업이 여성 임원을 두는 이점을 깨우치게 놔둔 덕분입니다."
덴마크 정부는 여성 임원 할당제를 도입하려는 유럽연합(EU)을 비판했다. 이미 할당제를 도입한 여러 EU 회원국에서도 효과를 거두지 못한 제도를 굳이 강요하는 것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U 회원국 주요 기업의 평균 여성 임원 비율은 23%로 덴마크보다 3% 낮다. 카렌 엘레만(Karen Ellemann) 기회평등 및 북유럽협력 장관이 말했다.
“덴마크 정부의 입장은 확실합니다. 우리는 할당제에 반대합니다. 우리 정치인이 기업 활동에 개입하는 데는 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이듯 기업 스스로 조치를 취하고 있잖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