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0세 덴마크 청년 가운데 79%가 올 11월 지방선거에 투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년 73%는 정치 활동에 참여해 어른보다 정치 참여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청년총연합회가 5월21일 발표한 2025년 민주주의 분석 보고서 내용이다.

덴마크 청년총연합회(Dansk Ungdoms Fællesråd∙DUF)는 덴마크 내 78개 아동 청소년 및 청년 단체를 아우르는 대표 조직이다. 올해로 14년 째 매년 덴마크 청년의 정치 의식을 분석해 민주주의 분석(Demokratianalysen) 보고서로 발표한다. 특히 청년의 민주적 자기효용감, 정치 참여 의식을 고취하는데 필요한 인사이트를 길러내는데 집중한다.

2025년 민주주의 분석(Demokratianalysen 2025) 보고서에 따르면 덴마크 청년 대다수는 건강한 민주시민 의식을 지녔으나, 개선할 여지도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티네 룬(Christine Ravn Lund) 덴마크 청년총연합회 회장은 청년 세대 정치 참여에 정치적 효용감과 자심감을 고취해야 함을 강조했다.

"분석 결과 청년들은 덴마크와 세계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확실한 의견을 갖고 있지만, 그런 의견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는지는 다수가 의심합니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모든이가 기여할 만한 것을 갖고 있다고 강조해야 합니다."

덴마크 청년 정치 참여, 성인보다 더 적극

덴마크 청년은 정치 참여에 무척 열심이다. 최근 1년 간 청년 73%가 1가지 이상 정치 활동에 참여해, 성인(66%)보다 청년 정치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흔한 형태는 가족·친구와 정치 대화(54%), 서명 운동 참여(33%), 정치·윤리적 소비(23%) 등이다. 특히 정치·윤리적 소비(특정 상품 구매·불매)는 전년(19%) 대비 4% 증가해, 청년 세대의 가치 소비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 세대는 성인보다 오프라인 정치 활동에도 더 적극 참여했다. 분류해 보자면, 시위(12% 대 5%), 정치 행사(11% 대 7%), 거리 캠페인(5% 대 1%) 등이다. 덴마크 청년 세대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뜻한다.

최근 12개월 간 어떤 정치활동에 참가했나요?

청년 정치 참여 의지, 여전히 높아

덴마크는 2025년 11월18일 지방광역선거(kommunal- og regionalvalget)를 치른다. 투표권이 있는 18~30세 청년 응답자 79%가 선거에 투표할 의향을 밝혔다. 40대 이상 투표 의향 88%보다는 낮지만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참고로, 2024년 4월 한국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20대 투표율은 52.4%, 30대는 55.1%로 청년 세대 투표율이 전 세대에서 가장 낮았다.

덴마크 청년이 투표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가장 중시하는 문제가 선거에서 의제로 다뤄졌기 때문(41%)이다. 또 지방 정치가 내 일상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더 잘 이해했기 때문(39%)이기도 하며, 투표하면 바꿀 수 있다고 확신(36%)하기 때문이다.

근처에 투표소가 있어서라고 답한 응답자도 28%로 나타나 청년 세대에게도 접근성이 중요함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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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정책이 가장 중요

16~25세 덴마크 청년이 가장 중요한 국가적 의제로 꼽은 정책 분야는 기후 위기 대응과 친환경 에너지(36%)다. 그 뒤는 보건 의료(34%)와 청년 복지(24%)가 이었다.

이와 달리 26세 이상 유권자는 보건 의료(43%)와 국방 안보(28%)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기후 정책은 25%로 3순위였다.

민주주의 참여의 걸림돌: ‘모른다’는 불안감

정치·사회 참여를 주저하는 주된 이유는 정치적 자의식 수준에 따라 갈라졌다.

정치적 자신감이 낮은 청년의 41%는 "정치나 사회 문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불안감을 꼽았다. 반면, 자신감이 높은 청년은 시간 부족(47%)을 주요 장애 요인으로 들었다. 이는 청년의 민주적 자의식과 정보 접근성, 정치 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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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 표명'의 불안감, 청년층에서 더 두드러져

덴마크 사회 전반에 비해, 청년층은 자신의 정치적·사회적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더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덴마크에서 다수와 다른 의견을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답한 청년은 46%에 그쳤으며, 전체 성인(52%)보다 낮았다. 특히 민주적 자의식이 낮은 청년은 단 33%만이 의견 표명에 안전함을 느꼈다. 이는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가 청년층에서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청년의 민주적 자신감은 48점

덴마크 청년의 정치적 자신감은 절반 수준이었다.

응답자 중 48%만이 자신에게 민주적 논의에 기여할 만한 자질이 있다고 느낀다고 답했다. 반면, 52%는 자신이 정치적 논의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내 정치적 의견은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답한 청년은 45%에 불과했다. 2024년부터 최근 2년 간 큰 변화 없는 지표다.

정치적 자신감은 사회적 배경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다. 부모 학력이 높을 수록, 자녀인 청년 세대의 정치적 자신감도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했다. 부모가 초중등·직업 교육만 받은 경우 청년 59%가 낮은 정치적 자신감을 보인 반면, 부모 학력이 고등교육 이상인 경우 이 비율은 39%로 감소했다. 가정 환경이 민주주의 참여 태도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부모 학력에 따른 자녀 청년의 정치적 자신감. 위에서부터 기초학교, 직업교육, 중등교육, 단기고등교육, 중기고등교육, 장기고등교육. 파란색 막대가 높은 정치적 자신감, 빨간색은 낮은 민주적 자신감.

직업교육 청년 민주적 자의식, 뚜렷한 상승

직업교육(Erhvervsuddannelser) 과정에 몸담은 청년의 민주적 자의식이 2024년 24%에서 2025년 38%로 크게 상승했다는 사실이 돋보인다. 여전히 고등교육 이수자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덴마크에서 교육 유형 간 민주적 자의식 격차가 줄어든다는 긍정적인 변화로 읽힌다.

시민단체·동아리 활동, 민주주의 참여의 ‘촉진제’

보고서는 시민단체·동아리 등 ‘조직 활동’이 청년의 민주주의 참여와 자의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청년 단체 회원인 청년은 77%가 최근 1년 간 정치 활동에 참여한 반면, 회원이 아닌 청년은 65%만 참여하는데 그쳤다. 조직 활동 경험은 민주적 자의식 향상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정치인보다 기술대기업 불신

덴마크 청년은 정치인보다 IT 대기업을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보 신뢰, 프라이버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청년층의 비판적 인식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다음 기관과 단체를 일반적으로 얼마나 신뢰/불신하나요?

2025년 민주주의 분석 보고서는 여론조사업체 에피니온(Epinion)이 2024년 12월19일부터 2025년 1월21일까지 웹 패널에서 온라인 인터뷰 1105건을 수집해 작성했다. 표본집단은 성별, 연령, 지역, 교육 수준을 기반으로 가중치를 두고 대표성을 갖도록 구성했다.

더 자세한 내용은 2025년 민주주의 분석 보고서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