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에서도 일과 삶이 가장 균형(work-life balance)잡힌 나라로 꼽혔다. EU 행정부 격인 EU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여론조사업체 TNS Political & Social에 의뢰해 실시한 ‘워라밸’ 현황조사에서 덴마크인 47%는 “매우 만족스럽다”라고 답했다. 28개 조사대상국 중 가장 많은 비율이다.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응답자까지 합하면 89%로, 90%인 오스트리아를 바로 뒤 좇았다. 코펜하겐비즈니스스쿨(CBS) 소속 외래강사이자 워라밸 연구가인 안데르스 크리스텐센(Anders Raastrup Kristensen)은 이번 조사결과가 덴마크 공공 시스템의 여러 면모를 반영한다고 풀이했다. “덴마크는 일과 가정 생활 사이에 균형을 잘 지키기 쉬운 공적 체계를 여러 방식으로 갖췄습니다. 보육원 문은 열려 있고, 비용도 비교적 저렴하죠.” 안데르스 크리스텐센은 유연 근무제도를 채택한 덴마크 기업이 많다는 점도 덴마크인이 워라밸에 만족하는데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덴마크인이 다른 유럽인보다 일상을 더 쉽게 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개선할 여지 남아

물론 덴마크도 완벽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다. 응답자 중 19%는 여전히 직장에서 유연근무제를 채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응답자 22%는 유연근무를 신청할 경우 커리어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유연근무제가 동료 사이에 부정적으로 인식된다고 우려하는 응답자는 13%뿐이었다. 육아휴직에서 성 격차가 여전히 나타났다. 남성 55%가 육아휴직을 신청했거나 신청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지만, 실제로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사람은 여성이 58%였다. 남성은 42%에 그쳤다. 응답자 48%는 남성보다 여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하기 쉽다고 생각했다. 덴마크 남성이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이유였다. 남성 응답자 45%는 보조금이 원래 급여의 75%만큼 나온다면 육아휴직을 신청할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남유럽 동유럽은 워라밸 '불만족'

남유럽과 동유럽 국가는 워라밸 현황 조사에서 비교적 나쁜 결과를 얻었다. 스페인과 루마니아는 워라밸이 가장 불만스러운 나라로 꼽혔다. 두 나라에서 응답자 중 “대체로 만족스럽다”라고 답한 이는 66%에 그쳤다. "매우 만족스럽다"는 응답은 각각 25%와 16%에 그쳤다. 루마니아인 중 25%는 “매우 불만족스럽다”라고 답했다. 스페인인 13% “전혀 만족스럽지 않다”라고 밝혔다. 덴마크인 중에서 같은 대답을 한 응답자는 2%뿐이었다. 2018년 6월26일부터 7월5일까지 EU회원국 28개국에서 65세 미만 피고용 성인 2만6578명을 15가지 이상 사회 인구통계학 분류를 포괄해 표본으로 삼아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