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유럽에서 한부모 가정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로 드러났다. 아동을 키우는 가정 가운데 한부모 가정 비율이 30%에 달했다.
덴마크에서 아동을 키우는 가정 가운데 한부모 가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29.6%였다. EU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2위인 스웨덴도 25%에 그쳤다. 프랑스는 19.7%, 독일은 16.3%였다. 크로아티아는 한부모 가정 비율이 5.3%로 EU에서 가장 낮았다.
덴마크 지방자치단체연합회(KL)가 10월16일 발표한
조사결과다. 근거 자료로는 유럽연합(EU) 통계 기구 유로스타트 자료를 이용했다.
EU 회원국 한부모 가정 비율. 색이 어두울수록 전체 가정에서 한부모 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덴마크 지방자치단체연합회 제공)
경제 성장과 개인주의
덴마크에 한부모 가정이 많은 이유는 다양하다. 마크 국립 아동위원회(Børnerådet) 회장직을 역임했던 가족 연구가 페르 슐츠 요르겐센(Per Schultz Jørgensen)은 덴마크에 한부모 가정이 많은 다양한 이유로 경제 성장과 개인주의를 꼽았다.
“한부모 가정이 증가하는 경향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혼자서도 자녀를 키울만큼 덴마크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졌다는 점을 들 수 있겠습니다. 빈곤한 사회에서는 완전히 고립되지 않고는 한부모가 되기로 결정하는 것이 어렵거든요. 또 개인주의가 만연해 덴마크인의 참을성이 줄어든 점도 이유가 될 수 있겠습니다. 개인이 제거할 수 있는 조건이나 상황이 자신의 행복을 해치는 꼴을 두고보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예전 같으면 평생 치고박으면서 살아야했겠지만요."
세속화
페르 슐츠 요르겐센은 루터교 국가인 덴마크 시민이 더이상 종교적 신념에 구애 받지 않는 점도 이유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덴마크 사회가 이미 세속화가 많이 됐다는 것은 덴마크인이 함께 사는 방식을 종교적 신념에 따라 결정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오늘날은 아이를 혼자 키우거나 이혼한다고 퇴폐적이거나 도덕적으로 부끄럽다고 여기지 않지요. 세가지 요소가 함께 작용해 덴마크를 1위 자리에 올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덴마크에서 유독 세 가지 경향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죠."
튼튼한 사회복지제도
덴마크가 홀로 아이를 키울 만큼 사회복지제도를 탄탄히 정비해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코펜하겐연구소 미래학자 마틴 크루제(Martin Kruse)는 <TV2>와
인터뷰에서 “한부모 가정이 많은 이유는 덴마크가 홀로 아이를 키울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기 때문”이라며 “다른 많은 나라에서는 이런 선택의 자유를 누릴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개인의 자유 존중하는 문화
사생활을 존중하는 덴마크 문화도 한부모가 홀로 가정을 꾸릴 결정을 내리는데 이바지한 것으로 보인다. 마틴 크루제는 “한부모 가정이 많은데는 문화적인 요소도 작용한다”라며 “덴마크인은 이혼할 자유를 누리는 반면 남부 유럽은 이혼을 보는 시각이 우리와 다르다”라고 말했다.
핀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그리스, 크로아티아 등은 한부고 가정 비율이 모두 10% 아래였다.
"한부모 가정은 자원 부족"
덴마크 한부모 가정 54%는 자녀가 1명뿐이었다. 36%는 자녀 2명을 키웠다, 3명이나 그보다 많은 자녀를 키운 한부모 가정은 9%뿐이었다.
덴마크 한부모 가정이 자녀 몇 명을 키우는지 보여주는 그래프. 1 54%, 2명 36%, 3명 이상이 9%다 (덴마크 지방자치단체연합회 제공)
페르 슐츠 요르겐센은 한부모 가정이 부모가 모두 있는 가정 못지 않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지만,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아이도 정서적 친밀감과 안정적인 환경을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한 명뿐인 가정이 양친이 있는 가정만큼 힘이나 자원을 가질 수는 없지요. 질병이나 시간적 압박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페르 슐츠 요르겐센은 앞으로도 개인주의가 강해져 가족과 유대감은 느슨해져 한부모 가정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