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UIA세계건축대회(UIA 2023 CPH)는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열렸다. 7월2일부터 6일까지 135개국에서 6천 명이 넘는 참가자가 세계건축대회 참석차 코펜하겐을 찾았다.
국경과 세대를 초월한 건축, 과학, 비즈니스 및 정치에 크게 기여한 연사와 실무자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생물 다양성을 지키며 사회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건축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세계건축대회2023의 주제는 '지속가능한 미래: 누구도 소외하지 않기'(Sustainable Futures — Leave No One Behind)다. 국제연합(UN)이 정한 17가지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는 빈곤 퇴치부터 회복력 있는 인프라 구축, 포용적이고 안전하며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정착지 만들기까지 다양한 목표가 포함된다.
나탈리에 모신(Natalie Mossin) 2023 UIA세계건축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장(덴마크 왕립예술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는데 건축계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코펜하겐 레슨(The Copenhagen Lessons)을 공개했다.
"지속가능한 지역 사회와 삶의 질에 기여하는 건축 솔루션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지만 건축 환경은 에너지와 천연자원의 주요 소비처이자 폐기물 생산자로서 건설 산업만 해도 세계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환경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는 건축 환경이 반드시 기여해야 하는 중요한 글로벌 의제를 정의하고, 이에 대한 우리의 행동 방식은 현재의 관행에 비해 과감하고 급진적이어야 합니다. 코펜하겐 레슨에서는 건축 환경을 건설, 기획 및 개발할 때 지켜야 할 10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지구의 건강과 인간의 기본적 욕구가 위태로운 지금, 우리는 낭비할 시간이 없습니다."
코펜하겐 레슨은 다음과 같다.
- 모든 인간의 존엄성과 주체성이 건축의 기초다. 배제는 아름답지 않다.
Dignity and agency for all people is fundamental in architecture, there is no beauty in exclusion. - 건축 환경을 건설, 계획, 개발할 때 소외될 위험에 처한 사람을 우선적으로 수용하라.
People at risk of being left behind must be accommodated first when we construct, plan, and develop the built environment. - 언제나 최우선으로는 기존 건축물을 재사용하라.
Existing built structures must always be reused first. - 어떤 신규 개발 사업도 녹지를 훼손하면 안 된다.
No new development must erase green fields. - 자연 생태계와 식량 생산은 건축된 맥락과 무관하게 지속돼야 한다.
Natural ecosystems and food production must be sustained regardless of the built context. - 재사용이 가능한 경우 건축에 새 천연 광물 자재를 사용하지 말라.
No virgin mineral material must be used in construction when reuse is possible. - 건축 부지에 폐기물을 만들거나 방치하지 말라.
No waste must be produced or left behind in construction. - 건축 자재를 조달할 때는 현지 재생가능 자재를 최우선으로 활용하라.
When sourcing materials for construction, local, renewable materials come first. - 모든 건축물은 탄소 포집량이 탄소 발자국을 초과해야 한다.
In everything we build, carbon capture must exceed carbon footprint. - 건축 환경을 개발, 계획 및 시공할 때 모든 활동이 수생태계와 깨끗한 물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야 한다.
When developing, planning, and constructing the built environment, every activity must have a positive impact on water ecosystems and clean water supply.
세계건축대회 기간 5일 중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된 7월3일~5일 사흘 동안은 이벤트가 밀도 높게 열렸다. 150개 이상 세션에 전 세계에서 온 연사 400여 명이 참여했다.
포럼 기조연설자로는 BIG 창립자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와 아프리카 출신 최초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 디에베도 프란시스 케레(Diébédo Francis Kéré) 등 유명 건축가를 비롯해 신진 인재, 과학자, 비즈니스 리더, 영향력 있는 정치인이 지식, 사례, 통찰력, 비전을 공유하며 토론을 벌였다.
과학 트랙에서는 각 분야 전문가가 모여 오늘날 건축이 직면한 과제의 해결책을 모색했다. 250여 편의 과학 논문을 읽고 토론했다.
'다음 세대'(Next Generation) 세션에서는 학생 참여가 돋보였다. 학생과 젊은 전문가의 시각에서 미묘하고 다양한 이해가 이루어 졌다.
덴마크 공과대학교(DTU)는 지속가능한 미래라는 주제로 대학생, 초기 단계 기술 스타트업, 젊은 리더 등 다양한 배경을 대표하는 인재를 초대했다. 한국, 인도, 케냐, 덴마크, 멕시코 파트너와 협력해 국제적 인재를 한데 모아 더 넓은 시야로 혁신을 추구하며 사고, 협업 및 행동을 촉진하는 시간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