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 한 가운데 자리 잡은 자치 마을 크리스티아니아(Christiania)에서 마약상과 경찰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3명이 다쳤다. 범인도 총격을 입고 검거됐다.
총격전으로 4명 부상
사건은 8월30일 밤 11시께 발생했다. 크리스티아니아를 순찰 중이던 사복 경관들이 자전거 탄 25세 남성을 멈춰세웠다. 경관은 그가 그날 번 돈을 옮기는 중이라고 여겼다. 경찰에 따르면 남성은 “경고 없이 갑자기” 총을 쏴대기 시작했다. 코펜하겐경찰청은 일상적인 마약 단속 임무를 수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주기적으로 푸셔 스트리트(Pusher Street)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니아 대마초 시장을 단속한다.
경관 2명이 총에 맞았다. 1명은 머리에 총을 맞아 생명이 위험한 상태다. 다른 한 명은 다리에 맞아 치명상은 피했다. 총격 현장에 있던 외국인도 다리에 총을 맞았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도주했으나 9월1일 아침 시민의 제보로 카스트루프(Kastrup)에 있는 자택에서 붙잡혔다. 검거 당시 총격범은 경찰 병력과 총격전을 벌이며 저항하다 치명상을 입고 검거됐다. 경찰은 용의자에게 살인 미수 3건과 불법 대마초 판매, 불법 총기 소지 등 혐의를 적용했다. 그는 4살 때 보스니아에서 덴마크로 건너온 덴마크 시민이다. 경찰은 총격범이 테러단체 IS지지자 이번 범행이 지령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크리스티아니아, 대마 시장 폐쇄
크리스티아니아 자치위원회는 9월1일 밤 회의를 열고 대마초 시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2일 아침 9시께 크리스티아니아 주민은 푸셔 스트리트 매대를 철거했다.
하지만 매대를 철거했다고 크리스티아니아에서 마약 거래가 마침표를 찍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크리스티아니아는 1971년 군 부대가 빠져나간 부지를 가난한 시민들이 점거하고 세운 자치 마을이다. 자유로운 풍조였기에 크리스티아니아는 약한 마약 사용을 용인했다. 하지만 크리스티아니아 주민이 시작한 대마초 시장이 범죄 조직 손에 넘어간 뒤로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찰은 2004년부터 크리스티아니아 마약 시장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라이젠가 망게지(Risenga Manghezi) 자치위원회 대변인이 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가 (대마초) 매대를 철거할 수는 있지만 마약상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덴마크인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크리스티아니아를 지지한다면 여기서 대마초를 사지 말아주세요.”
크리스티아니아 마약 시장 규모는 매년 10억 크로네(17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