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식품업체 두 곳이 금품을 내놓지 않으면 제품에 독을 넣겠다는 협박 편지를 받았다. 이탈리아 식품업체부터 시작된 협박 편지가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까지 날아든 것이다. <TV2>가 4월24일
보도한 소식이다.
덴마크 최대 축산 협동조합 데니쉬크라운(Danish Crown)과 제빵업체 슐스타드 오 하팅(Schulstad og Hatting)은 하얀 가루가 담긴 협박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30만 유로(3억8655만 원)어치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특정 계좌로 보내지 않으면 슈퍼마켓에서 해당 업체 식품에 독을 넣겠다는 내용이었다.
데니쉬크라운은 제조공장에 보안 단계를 올리고 포장과 원료를 다루는 곳에 통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덴마크 경찰청(Rigspolitiet)은 신고가 접수된 2곳 외에 덴마크 식품 제조업체도 협박 편지를 받았는지 수사 중이다. 맥주 제조사 칼스버그와 덴마크 최대 유가공 협동조합 알라(Arla), 덴마크 최대 소매 협동조합 쿱(COOP Denmark)은 협박 편지를 받지 않았다고 <TV2> 문의에 답했다.
유럽 전역 식품업체 협박 편지 받아
식품회사를 상대로 제품에 독을 넣겠다며 금품을 요구하는 수법은 이탈리아에서 시작됐다. 커피 제조업체 라바짜(Lavazza)와 베르그나노(Vergnano), 초콜릿 제조업체 페레로(Ferrero), 케이크 제조업체 발로코(Balocco) 등이 4월7일 녹색 가루가 든 협박 편지를 받았다. 같은 날 스웨덴 냉동식품 제조회사 핀더스(Findus)도 말뫼(Malmö) 소재 본사에서 하얀 가루가 든 편지를 받았다. 커피 프랜차이즈 일리 카페(Illy café)도 편지를 받았다.
이탈리아 경찰은 영어로 된 협박 편지에 문법 오류를 분석해 편지가 협박 편지는 벨기에 공업도시 헨트(Gent)에서 배송된 것으로 짐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덴마크와 스웨덴을 비롯해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영국 등지 식품 회사도 협박 편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덴마크 경찰청은 편지 내용과 요구사항이 다른 나라에서 발견된 협박 편지와 일치한다며 같은 범인의 소행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페 스톰리(Uffe Stormly) 경감은 이번 사건이 “아주 고약한 짓”이라며 “경찰은 범인이 실제로 범행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전했다.
우페 스톰리 경감은 경찰이 협박 편지를 받은 덴마크 기업과 긴밀히 협조해 수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덴마크 식품청(DVFA∙Fødevarestyrelsen)을 포함한 관계 기관에도 범행 수업을 알리고 협조 중이라고 덧붙였다.
덴마크 경찰청은 동봉된 가루가 “위험한 물질”이라고 확인했으나, 정확한 성분은 밝히지 않았다. 벨기에와 이탈리아 미디어는 가루가 식물성 독인 올레안드린(oleandrin)이라고 보도했다. 약으로도 쓰이지만, 대량을 섭취할 경우 위험한 물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