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전문직노조 "외국인 노동자 유치에 정부 전력투구해야" 촉구

고숙련 노동자 부족이 덴마크 복지 체계를 뿌리부터 뒤흔든다며 더 근본적인 대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덴마크 전문직노조연맹(Akademikerne, 이하 연맹)은 7월5일 보도자료에서 이 같이 꼬집으며 외국인 고숙련 노동자를 덴마크로 유치하는데 필요한 적극적 정책을 도입하라고 촉구했다. 연맹은 대학교나 그 밖에 고등교육 기관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전문 직종 노동조합 28개소 회원 48만 명을 대표하는 연합 조직이다.

'완전 고용' 덴마크 노동시장에 기업 난색

덴마크 노동시장은 최근 수 년 간 포화상태다.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노동력 부족에 시달린다.

뭇 선진국처럼 덴마크도 아동보다 노인 인구가 더 많다. 2025년에 6세 이하 아동은 1만4천 여 명 밖에 안 되지만, 70세 이상 노인은 6만9천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청년 인구도 줄어든다. 중등교육 기관에 다니는 학생 수는 2030년까지 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덴마크 전국으로 치면 학령기 청소년이 1만8100명 줄어드는 셈이다.

이런 원인으로 덴마크는 2010년대 후반부터 실업률이 3%에 불과한 사실상 완전고용 상황이다. 2023년 실업률은 2.8%다.

출처: 덴마크 통계청(Danmarks Statistik), 안상욱 편집

덴마크 노동력 부족의 숨구멍은 외국인 노동력이다.

덴마크 컨설팅 업체 크라카(Kraka)는 2008년부터 2022년까지 15년 간 연 평균 1.25% 성장한 덴마크 국내총생산(GDP) 중 40%는 외국인 노동자가 기여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덴마크 전체 임금노동자 중 외국시민권자는 12.3%다(2023년 2월 기준). 덴마크 기업 42%는 일할 사람이 모자라다며 엄격한 이민 정책을 손봐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2022년 1분기 ).

덴마크 정부는 2030년까지 전일제 노동자를 4만5천 명 늘리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에게 취업 문턱을 낮춘 외국인법 수정안을 2023년 4월 발효했다.

그런데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연맹에 따르면 덴마크에서 공부한 외국인 중 졸업 후 2년 안에 덴마크에서 취직한 이는 35%에 그친다. 연맹은 이런 상황이 재능 낭비라고 지적했다.

리스베스 린츠(Lisbeth Lintz) 덴마크전문직노조연맹 위원장 (덴마크 전문직노조연맹(Akademikerne) 제공)

리스베스 린츠(Lisbeth Lintz) 덴마크전문직노조연맹 위원장은 덴마크가 고숙련 외국인을 유치하려면 국가 단위로 새 전략을 도입해야 한다고 보도자료에서 주장했다.

"우리는 지금 국제적 인재가 선호하는 국가에 덴마크가 속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채용에 전력투구해야 만 하죠. 하지만 우리가 온힘을 다하려면, 동시에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social dumping)하거나 융합되지 못하는 문제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합니다."

리스베스 린츠 위원장은 외국인 노동자를 매료하고, 유치하고, 유지하는 단계를 망라한 총체적 사고로 국가 단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핵심은 우리가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독창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전체를 아울러 생각해야 하고 고용주와 노동자, 정부 모든 이해당사자가 기여해야 하죠. 그리고 각자 훌륭한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비록 고통스럽다고 할 지라도 말이죠. 정부는 삼자협의체를 상설로 설립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해외 노동력 유치 전략을 이 삼자협의체에서 만들 것은 자명하죠."

연맹은 다음 네 가지 계획을 범정부 해외 노동력 유치 전략에 포함하라고 제안했다.

  • 매료 계획: 덴마크 기업이 원하는 노동자가 풍부한 유럽연합(EU)과 제3세계 국가에서 맞춤 홍보 활동 전개. 기업이 고용할 만한 인재를 발견한 경우 속행 비자 제도(fast track scheme) 유연화 및 비자 규정 완화. 재계가 요구한 전공에 영어 수강생 입학 인원 상한 폐기 등.
  • 수용 계획: 환영 패키지(welcome package), 사회보장번호, 은행계좌 요구사항 및 운전면허, 멘토링 제도, 개선된 덴마크어 교육, 국제 학교 확충 등에 연계된 당국의 원활한 처리 등.
  • 유지 계획: 외국인 졸업생과 기업 짝짓기, 맞춤형 고용 운동, 공공 합의안에 협상 당사자라는 노동조합의 입지상 강점을 활용해 특별 계획 마련, 파트너 일자리와 로컬 네트워킹 지원 등.
  • 노동 환경 개선 및 착취 예방 조치: 업계와 활동을 망라한 노동조합의 통제력 강화 및 투명성 제고, 역할 명료화 등.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