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가 또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로 꼽혔다.
국제투명성기구(TI∙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2월11일 발표한 2024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2024) 보고서에서 덴마크가 세계 180개 국가 중 가장 부정부패가 적은 나라라고 평가했다. 덴마크는 2012년부터 7년째 왕좌를 지켰다.

국제투명성기구는 180개 국가에서 공공부문 부패 인식 수준을 조사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다. 덴마크는 올해 90점을 기록해 7년 연속으로 1위를 기록했다. 덴마크에 이어 북유럽 이웃 핀란드가 88점으로 2위에 올랐다. 3위는 84점을 받은 싱가포르였다. 노르웨이는 81점으로 룩셈부르크, 스위스와 공동 5위에 올랐다. 최상위 북유럽 국가는 법치주의 지수에서도 최상위권이었다.
덴마크는 기후위기 대응에도 모범이 된다고 국제투명성기구는 평가했다. 2008년 기후위기 대응을 국가 정책 목표로 채택하고, 2012년 실행 계획을 수립해 지방자치단체와 기업, 일반 국민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손을 모았다. 오늘날 덴마크 지자체 98곳 중 95곳이 파리기후협약에 근거한 기후위기 대응 계획을 시행했다. 다만 기후 정책 결정 과정은 여전히 여타 최상위 정책 결정 부문과 마찬가지로 로비와 제한적 투명성 등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고 국제투명성기구는 지적했다.
한국은 이스라엘과 함께 30위에 올랐다. 32위였던 지난해보다는 부패지수가 1점 올랐으나, 여전히 경제력에 비해 부패도가 높은 나라로 평가받았다. 20위를 기록한 일본이나 대만(공동 25위), 미국(28위)보다 낮고, 칠레(32위) 바로 위다. 집계를 시작한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부패지수가 악화일로를 걷다 2016년부터 반등하며 꾸준히 개선되는 중이다.
가장 부패한 국가로는 남수단, 소말리아, 베네수엘라, 시리아가 순서대로 꼽혔다. 무력 충돌이 벌어져 장기간 고통받는 곳이다.
지역별로는 서유럽과 유럽연합(EU) 회원국이 평균 64점으로 가장 청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부정부패가 만연한 것으로 인식된 지역은 아프리카로 평균 32점을 기록했다.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동유럽과 중앙 아시아 지역도 평균 35점으로 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부패가 기후위기 대처 발목 잡아
부패한 국가는 모든 면에서 삐걱거린다. 복지는커녕 경제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기후위기에 맞서 싸우는데도 제힘을 쓰지 못한다.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기후 약자를 지원하는데 쓸 예산을 전용하거나 빼돌리는 탓이다. 국제투명성기구는 2024년 부패인식지수 보고서에서 부패가 기후위기 대응을 방해하는 중대한 방해 요소임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반부패 기후위기 대응 정책을 펼칠 만한 자원과 힘을 보유한 여러 나라마저 화석연료 기반 기업 활동을 옹호했다. 이런 선진국의 발전한 금융 업계는 부패한 정부나 환경을 파괴하는 조직, 범죄 조직 등에서 흘러나온 더러운 돈을 세탁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프랑수아 발레리안(François Valérian) 국제투명성기구 의장은 지속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부패를 척결하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부정부패는 경제 발전을 방해하는 것 이상으로 민주주의 쇠퇴, 불안정성과 인권 침해의 주요 원인으로써 전 지구적 위협으로 진화합니다. 국제사회와 각국 저부는 부패 척결을 시급하고 장기적으로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권위주의에 맞서 평화롭고 자유로우며 지속가능한 세계를 확보하려면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올해 부패인식 지수 보고서에서 드러난 위험한 추세는 세계적 단위의 부패를 해결하기 위해 지금 당장 구체적 조치를 취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전 세계 3분의2 국가는 심각한 부패 시달려
조사 대상 180개국 평균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43점이다. 3분의 2가 넘는 국가는 100점 만점에 50점 미만으로 심각한 부정부패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년 간 대다수 국가는 부패인식 지수에서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32개국은 부패지수를 개선해 냈으나, 같은 기간 47개국은 부패지수가 상당히 악화됐다. 미국, 뉴질랜드 같은 상위권 민주주의 국가뿐 아니라, 러시아와 에스와티니(Eswatini) 등 독재 국가에서도 공공부문 부패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더 커졌다.
지난 10년 간 부패인식 지수가 가장 크게 개선된 국가는 바레인, 코트디부아르, 몰도바, 도미닉공화국, 부탄, 에스토니아 등이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영국 시사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 산하 경제분석조직 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 분류법을 인용해 완전한 민주주의 국가 24개국과 훼손된 민주주의 국가 47개국, 비민주주의 정권 95개국 부패인식 지수를 비교했다.
결과는 예상대로다. 민주주의를 잘 구현한 국가는 청렴하고, 독재국가는 부패가 만연했다.
참고 자료
-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2024, Transparency International, 2025년 2월11일
- CPI 2024: Highlights and Insights, Transparency International, 2025년 2월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