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17~25세 젊은이에게 뇌어브로(Nørrebro) 지역 왕래를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코펜하겐에서 폭력 단체간 무력 충돌이 거세지며 민간인 피해자까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정계는 경찰의 무능함을 규탄하고 나섰다.
코펜하겐시경찰청은 8월5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뇌어브로 지역의 치안이 불안하다고 밝혔다. 두 폭력 단체가 영역 다툼을 벌이며 무력 충돌을 일삼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는 폭력 단체와 무관한 민간인 2명이 총격을 당했다. <
베를링스케> 등 덴마크 미디어가 보도한 소식이다.
덴마크 경찰노조(Politi Forbundet) 클라우스 옥스펠트(Claus Oxfeldt) 회장은 <베를링스케>와 인터뷰에서 요즘 상황이 “무섭다”라고 말했다.
“폭력 단체간 충돌이 지금처럼 심각한 적은 없었습니다. 상당히 끔찍합니다. 무고한 사람들이 총에 맞으면 폭력 단체 조직원끼리 총격을 가할 때보다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해지지요. 정말 소름끼치는 형국입니다."
테러 (출처: 플리커 CC BY Erich Ferdinand)
코펜하겐, 조폭 세력 다툼에 '골머리'
코펜하겐에서는 요즘 총소리가 자주 들린다. 특히 요즘에는 민간인에게도 불똥이 튀기 시작했다.
코펜하겐시경은 7월20일 정오 폭력 단체가 주로 활동하는 시내 지역을
검문 지역으로 선포했다. 뇌어브로(Nørrebro), 비스페비에르(Bispebjerg), 브뢴쇼이(Brønshøj), 후섬(Husum), 팅비에르(Tingbjerg) 등 이민자가 많이 사는 낙후된 지역이 검문 지역에 들어갔다. 해당 지역에서는 경찰관이 영장 없이 불심검문을 실시할 수 있다.
검문 지역이 설치된 뒤로 잠시 소강 상태로 보였던 폭력 단체간 충돌은 민간인 희생자를 낳으며 다시 불거졌다. 8월4일 17세 청년이 총에 맞았다. 스쿠터를 탄 두 사람이 총격을 가했다. 피해자는 폭력 단체 조직원은 아니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범행 장소에 있다 봉변을 당했다고 설명했다. 팅비에르(Tingbjerg)와 호예 글라드삭스(Høje Gladsaxe) 사이 산책로였다. 같은날 저녁에는 19세 청년이 뇌어브로 미메르가데(Mimersgade)길에서 다리에 총을 맞았다. 두 사건을 포함해 지난주에 코펜하겐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은 모두 6건이다.
코펜하겐시경찰청이 7월20일 설치한 검문 지역 (코펜하겐시경찰청 제공)
경찰 "병력 총동원했으나 폭력 사태 예방은 어려워"
코펜하겐시경은 가용한 최대 병력이 시내 검문 지역에 출동했다고 밝혔다. 또 수사와 무기 압수, 폭력 단체 조직원 체포에도 힘 쓰는 중이다. 코펜하겐시경은 폭력 사태를 진정시키려 8월5일부터
검문 지역 상공에 항공기까지 띄웠다. 코펜하겐시경은 폭력 단체와 연관된 사람이나 사건을 아는 시민에게 제보를 당부했다.
코펜하겐시경 요르겐 스코우(Jørgen Skov) 경감은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폭력 단체간 충돌을 통제하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17~25세 미친 젊은이들이 싸우면 경찰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두 젊은이가 산책로로 스쿠터를 몰고 가 총을 쏘면, 경찰이 그들을 체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요르겐 스코우 경감은 17~25세 젊은이가 폭력 단체 충돌이 잦은 지역을 왕래할 경우 폭력 단체 조직원으로 오해받아 공격당할 수 있다며 왕래를 자재하라고 경고했다.
정치권 "사태 수습이 먼저"
정치권은 경찰의 무능을 지적하면서도 치안 유지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자유당(Venstre) 법무대변인 프레벤 뱅 헨릭센(Preben Bang Henriksen)은 코펜하겐시경이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경찰이 이번 같은 발표를 한 적은 없습니다.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말입니다. 코펜하겐시경이 현 병력으로 치안을 유지할 수 없다면 덴마크 경찰청이 나서 해명해야할 겁니다.”
트라인 브람센(Trine Bramsen) 사민당(Socialdemokraterne) 대변인은 경찰에 도움을 줄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사민당은 다음주 초에 정계에 이번 사안을 토론하자고 요청했습니다. 폭력 사태를 개선하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듣는 자리입니다. 사민당은 경찰을 지지하며, 경찰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가용한 모든 자원을 동원할 수 있도록 도울 겁니다.”
보수인민당(Konservative Folkeparti)과 덴마크인민당(Dansk Folkeparti) 역시 코펜하겐시경에 지원을 약속했다.
정정합니다: 8월4일 총상을 입은 17세 청년이 사망했다고 7일 보도했으나, 노자현 독자님이 사망 소식은 없다고 지적해주셔 재차 확인해 정정합니다. <BT> 보도에 따르면 피해자는 발에 총을 맞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번역 과정에서 정보에 오류가 생긴 것을 이중 검증으로 솎아내지 못해 잘못된 정보를 전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란을 드려 송구합니다. 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편집자 (8월8일 오후 4시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