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디자인은 국제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프리츠 한센(Fritz Hansen), 루이스 폴센(Louise Poulsen), 헤이(Hay) 등 덴마크 브랜드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런 덴마크 디자인의 정수를 모아 보여주는 디자인 페어가 6월7일부터 9일까지 3일 간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열린다. 덴마크 디자인 페어 '스리 데이즈 오브 디자인 2023'(3daysofdesign 2023, 이하 3데이즈)이다.
실용∙민주적 덴마크 디자인 빼닮은 디자인 페어
3데이즈는 여타 디자인 페어와 다르다. 코엑스(COEX) 같이 커다란 전시홀을 빌리는 대신 덴마크 디자인 유산이 골목마다 즐비한 도시 코펜하겐 전역을 전시장으로 활용한다. 3데이즈에 참여하는 디자인 업체는 자사 매장이나 사무실을 부스처럼 한껏 꾸미고 대중에게 문을 활짝 열어둔다. 올해는 290개가 넘는 디자인 브랜드가 3데이즈에 참가해 손님을 맞는다.
덴마크 디자인을 관통하는 열쇳말인 실용주의, 민주주의가 3데이즈를 기획하는데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각 브랜드의 공간을 그대로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누구나 입장료 없이 쇼룸과 전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디자인 브랜드는 서로 관람객을 빼앗으려 경쟁하기 보다, 각자 강점을 중심으로 긴밀히 협업해 페어의 완결성을 북돋는다.
브랜드마다 3데이즈를 활용하는 방식은 각양각색이다. 이른 아침 갓 구운 크로아상에 스페셜티 커피를 대접하며 손님을 맞기도 하고, 디자인 감각을 한껏 뽐내는 전시 구성으로 이목을 사로잡기도 한다. 가이드 투어를 기획하거나, 디자이너 혹은 건축가와 토크 세션을 마련하기도 한다.
자세한 행사 정보는 3데이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자. 주로 가고 싶은 전시 혹은 이벤트를 중심으로 일정을 짜고, 그 주변 구역(district)을 중심으로 들러보면 좀더 효율적으로 3데이즈를 즐길 수 있다.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주최 측에서도 3개 허브 지역과 13개 구역으로 3데이즈를 안내하기도 한다.
10주년 맞은 대표 덴마크 디자인 페어
3데이즈는 이탈리아 밀란 가구박람회를 기획했던 시그네 테렌지아니(Signe Byrda Terenziani)가 고향 코펜하겐에도 디자인 축제를 만들겠다고 나서며 시작됐다. 직장 생활을 하며 퇴근 후 부엌 식탁에서 첫 번째 3데이즈를 준비하던 시그네는 이제는 팀을 꾸리고 3데이즈 관련 업무에 전업으로 매진한다.
"당신이 없었다면 우리가 어디 있을까?"(Where would we be without you?) 판데믹을 견디고 올해 10주년을 맞은 3데이즈의 주제다. 디자인 페어를 실현하는데 기여한 구성원은 물론이고, 디자이너, 브랜드, 디자인 애호가, 참가자 등 모두가 3데이즈가 10주년을 맞을 수 있는 힘이라는 기획자 시그네의 감사 인사다.
"2013년 3데이즈를 설립한 이래 모든 이를 포용하는 덴마크만의 독창적인 디자인 축제를 만들어 주신 수 많은 분께 감사드립니다. 꿈꾸는 자와 실천하는 자가 전 세계에서 코펜하겐을 찾은 역대 최다 방문객에게 영감을 드리는 쇼케이스가 됐습니다. 모두가 디자인을 향한 열정으로 연결되는 잔치마당이지요."
참고 자료
- 스리 데이즈 오브 디자인 2023 공식 웹사이트
- 10 Years Of 3daysofdesign, Signe Terenziani, 2023년 2월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