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메탄올 연료로 운항하며 해운업계 친환경 전환을 이끌 세계 최대 해운사 머스크(A.P. Moller – Maersk) 소속 컨테이너선이 '로라 머스크'(Laura Mærsk)라는 유서 깊은 이름을 물려받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세계 최초 친환경 컨테이너선의 대모로서 9월14일 덴마크 코펜하겐항에서 머스크가 마련한 명명식에 참석해 선수에 샴페인 병을 깨고 이름을 공개했다.
로라 머스크는 2100TEU급으로 컨테이너선 치고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재래식 동급 선박 대비 탄소배출량 감축 효과는 하루 100톤(t)에 달한다. 차세대 친환경 연료 그린 메탄올을 사용하는 첫 컨테이너선이다. 메탄올 연료는 1400입방미터(CBM)까지 싣는다. 재래식 연료로도 운항할 수 있다.
로라는 해운사 머스크에게 뜻깊은 이름이다. 머스크 창업자 아놀드 피터 묄러(Arnold Peter Møller)의 아버지인 피터 머스크 묄러 선장(Peter Mærsk Møller)이 1886년 매입한 첫 증기선에 붙인 이름이 로라였다. 2차 산업혁명 당시 첨단 기술인 증기 엔진을 단 화물선 로라 덕분에 머스크는 세계를 호령할 해운사로서 입지를 다졌다. 현재 머스크가 사기로 쓰는 밝은 파란색 위에 하얀 칠각별을 처음그린 배도 로라다.
로라 머스크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 해운사로 거듭나겠다는 머스크의 야심찬 친환경 전환 전략의 첫 걸음이다.
머스크는 2030년까지 해상 화물선 가운데 적어도 25%는 친환경 연료로 운항할 계획이고, 장기적으로 자사 선박을 모두 친환경 연료 선박으로 교체한다. 2040년에는 온실 가스 배출량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천명했다. 여기에는 선단의 친환경 연료 채택을 넘어 130여 개국 임직원 10만여 명이 몸담은 전체 사업 부문과 신기술 개발도 포함한다.
해운업계는 매년 화물 110억톤(t)을 10만 척에 실어 전 세계로 옮겨나르며 화석연료 3억 톤을 소모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은 10억7600만 톤이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3%가 해운업계에서 나온다.
빈센트 클러크(Vincent Clerc)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명명식에서 로라 머스크가 탄소 중립을 향한 머스크의 행보에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했다.
"로라 머스크는 전 세계를 누비는 해운업계에 역사적 이정표입니다. 창립 이래 머스크가 추구해 온 기업가 정신이 여기에 담겼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선박은 해운업계가 굳건한 노력과 파트너십으로 단결할 때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구체적이고 낙관적인 길이 드러난다는 점을 보여주는 현존하는 증거입니다. 이 친환경 선박은 머스크가 원하던 돌파구입니다만 탄소중립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로라는 HD현대 산하 현대미포조선에서 2021년 7월 건조를 시작했다. 머스크는 로라를 시작으로 2024~2027년 사이 메탄올 선박 24척을 추가로 발주했다. 이 중 18척 건조를 HD현대 계열사가 맡았다.
참고 자료
- EU Commission President Names Landmark Methanol Vessel “Laura Mærsk”, Maersk, 2023년 9월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