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정부가 사립학교처럼 학생을 자유롭게 가르치는 공립학교를 만들겠다고 나섰다. 덴마크 교육부(Undervisningsministeriet)는 공립학교(folkeskole)와 사립학교(privatskole)로 양분된 교육계에 세 번째 길을 열겠다는 계획을 9월4일 발표했다. 사립학교처럼 높은 독립성을 누리면서도 운영 자금은 정부에서 받는 새로운 형태의 초중등학교, 일명 자율학교(selvstyrende skoler)를 꾸린다는 구상이다. 메레테 리사게르(Merete Riisager) 덴마크 교육부 장관은 전국 98개 지방자치단체가 앞으로 10년 동안 시범 운영될 자율학교 시범 사업에 참여하길 원한다고 9월1일 <베를링스케>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이건 전적으로 프로 정신입니다. 사립학교는 더 적은 예산만 받는데도 더 나은 성과를 냅니다. 모든 연령대 학생한테서 말이죠. 정부가 배울 점이 있다는 사실이 분명합니다.”  

공립학교 같은 구조 위에 사립학교 같은 교육 방식

자율학교가 공립교육 제도에서 완전히 독립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인 요건은 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지켜야 한다. 국가 시험과 필수 시험을 치러야 한다. 관할지역 학생이 입학하는 것을 거부할 권한도 없다. 사립학교는 입학을 거부할 수 있다. 제도적으로는 운신의 폭이 좁아도, 교육 과정은 마음껏 결정할 수 있다. 교육 지원책이나 과제 수행 지원, 심화 과목 교수법 등에는 제한사항이 없다. 교육 시간도 학교가 결정한다. <DR>이 인터뷰한 몇몇 학부모는 제3의 학교를 세우겠다는 교육부 제안을 반겼다. 아이 2명을 사립학교에 보낸 헤닝 담키에르(Henning Damkjær)는 "새로운 학교가 높은 성적만 신경쓰지 않고, 아이들과 교사의 행복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새 유형의 학교가 더 낫다면 자녀를 사립학교에서 자율학교로 전학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총선 앞둔 내각이 임기 말에 벌이는 '노이즈마케팅'

모두가 자율학교를 세우자는 교육부 뜻에 동의하는 건 아니다. 덴마크 지방자치단체연합(KL)은 정부가 사립학교와 경쟁할 게 아니라 취약계층 아동을 유치원과 학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L 아동교육위원회 토마스 페테르센(Thomas Gyldal Petersen) 위원장은 <DR> 과 인터뷰에서 연립여당 내각이 총선 전에 민심을 사로잡으려 공연히 멀쩡한 공립학교를 괴롭힌다고 비판했다. "공립학교는 심임받으며 폭넓은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정부는 이미 약속한 개혁안을 이행할 시간도 주지 않고 초등학교를 분쇄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이건 100년 넘게 덴마크에서 큰 성공을 거둔 초등교육 제도를 무너뜨리려는 첫 번째 공격입니다. 잘못된 길입니다. 여기서 그만두라고 정부에 권합니다." 교장연합회 클라우스 요르트달(Claus Hjortdal) 회장은 정부가 이미 합의한 교육 개혁안을 버리고 꼼수를 부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교육 시간을 단축해 예산을 아끼려는 지자체가 교육부 시범사업에 지원할까 우려했다. “우리는 2020년까지 교육 개혁안을 내놓기로 합의했습니다. 평가 결과를 보고 교육제도를 손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장관으로서 시범 사업을 시작하겠다는 건 정치적 꼼수입니다. 제 생각에는 어줍은 짓입니다. 비열한 정치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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