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성수기를 맞은 코펜하겐 관광업계가 일손 부족으로 손님을 돌려보내는 상황이다. 관광업계는 외국인 노동자가 덴마크에서 일하러 올 길을 더 열어달라 요구하지만, 합당한 요구인지는 여전히 찬반이 엇갈린다. <DR>이 7월25일 보도한 소식이다.

An older woman working in a cafe looking happy making coffee.
Photo by Centre for Ageing Better / Unsplash

코펜하겐 시내와 베스테르브로에 식당 6곳을 운영하는 비야르케 닐센(Bjarke Just Nielsen)은 여름 휴가철 극성수기를 맞아 손님이 몰려드는 와중에 직원이 부족해 식당을 평소의 60% 밖에 가동하지 못한다고 <DR>과 인터뷰에서 토로했다. 그가 운영하는 고급 프랑스 식당은 여름 점심 식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정된 인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다. 비야르케 니엘센은 올 여름 인력난이 덴마크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에 더해 식당 직원도 휴가를 떠난 데다 전례 없이 많은 손님이 쏟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인력난에 시달리는 식당은 비야르케 닐센의 식당만이 아니다. 덴마크 노동시장고용청(Styrelsen for Arbejdsmarked og Rekruttering∙STAR)에 따르면 코펜하겐 소재 호텔과 식당이 내놓은 구인공고 중 적임자를 찾는 것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는 구인공고 39%가 주인을 찾지 못한다.

노동시장을 연구하는 올보르대학교 정치행정학과 라우스트 회게달(Laust Høgedahl) 교수는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하는 현 상황이 덴마크 기업을 넘어 덴마크 경제 전반에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덴마크 경제가 성장할 기회를 손놓고 흘려보내는 셈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 '유죄추정' 규정 삭제하고 문 열어야"

덴마크 정계도 외국인 노동자 유입 확대를 두고 고심한지 오래다. 이미 대안도 마련돼 있다고 여당인 중도당(Moderaterne) 소속 레아 밀로(Lean Milo) 국회의원은 <DR>과 인터뷰에서 말했다. 제3세계 출신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막는 '유죄추정  규정'을 제거하는 것이다.

유죄추정 규정(Formodningsreglen)이란 덴마크 이민당국이 노동과 거주권을 신청한 이민 지원자가 모든 요건을 만족했더라도 취업 사실의 진위가 의심스럽다는 이유만으로 비자 발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민지원자나  그를 고용한 회사가 실제로 잘못한 점이 없더라도 이민당국이 임의로 적용할 수 있다. 2020년 중국인 요리사가 덴마크 중식당에서 열악한 환경에 혹사당한다는 보도가 나간 뒤, 대책 마련을 촉구한 노동조합의 요구로 같은해 12월 처음 도입됐다.

유죄추정 규정을 제거함으로써 임금이 낮은 제3세계 출신 노동자가 덴마크로 유입된다면 비숙련 노동자를 다수 고용하는 관광업계 등에 숨통이 트일지 모른다. 하지만 덴마크 고용주에게 희소식이 노동자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보장은 없다. 해당 업계에 임금을 낮출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극우정당 덴마크 인민당(Dansk Folkeparti) 소속 닉 짐메르만(Nick Zimmermann) 국회의원이 <DR>과 인터뷰에서 이런 우려를 표했다.

"덴마크에서 필요한 노동력을 파키스탄이나 베트남, 중국 등지에서 유치한다면 덴마크 요식업계에 임금이 상당히 떨어질 겁니다."

"더 매력적인 근무 조건 제시하라"

덴마크 최대 노동조합 3F는 코펜하겐 소재 호텔과 식당이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해 아우성이라는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욘 야콥센(John Ekebjærg-Jakobsen) 3F 코펜하겐 지부장은 관광업계가 더 매력적인 근무 조건과 임금을 제시하면 될 일이라고 일축했다.

"자사의 곤경을 주기적으로 호소하는 몇몇 고용주는 단체협약을 맺고 현재와 미래 노동자에게 합당한 근무 조건과 임금을 제시하는데부터 실마리를 풀어낼 수 있을 겁니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