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커피 브랜드인데 한국에 유일한 해외 지점이 있다고?
에이프릴 커피 쇼룸에는 핀율 가구가 있다고?

덴마크 친구에게 에이프릴 커피(April Coffee)를 처음 소개 받았을 때 첫인상은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얘기를 들을 수록 다른 카페에서 느끼기 힘든 특별함이 떠올랐습니다. 에이프릴이 이렇게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 직접 찾아가 물었습니다.

신생 브랜드도 장인 정신의 아이콘이 될 수 있다

처음 아메리카노를 마셨던 순간에 감동은 세월 속에 흩어지고, 커피는 제게 카페인 수혈 수단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도 카페 천국이다보니 오히려 커피를 즐기는 경험을 놓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에이프릴은 커피를 즐기는 경험이 어떤 지 다시금 생각나게 해주었습니다.

한 가지 기술에 통달할 만큼 오랫동안 전념하고 작은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이고자 노력하는 정신

장인 정신의 사전적 정의입니다. 흔히 장인 정신이라고 하면 '오랫동안'에 중점을 둡니다. 하지만 '작은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이고자 노력하는 정신'이 없다면 시간이 축척되더라도 장인이 될 수는 없겠지요.

"맥주, 와인, 위스키, 차도 명품이 있는데 왜 '명품 커피'는 없을까?"

이 질문에서 에이프릴 커피는 시작했습니다. 커피 재배지부터 커피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 전체를 철저하게 설계합니다.

에이프릴 커피 제공

“우리는 품질로 타협하지 않습니다.”

에이프릴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장입니다. 좋은 커피를 만드는 생산자를 찾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에이프릴은 값싼 커피를 제공하는 생산자를 찾지 않습니다. 고품질의 커피를 생산하는 생산자를 찾아 직접 거래합니다. 한 번 신뢰가 쌓인 생산자와 더 좋은 품질의 커피를 위해 함께 고민하고 성장합니다.

생산자가 심혈을 기울인 커피를 고객에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에이프릴은 커피 본질에 집중합니다. 커피 있는 그대로의 맛을 살리기 위해 로스팅부터 추출까지 많은 변수를 고려합니다. 매장에서는 온도, 습도, 브루잉하는 물까지 관리합니다.

고품질의 커피를 어떻게 고객에게 잘 전달할 지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매장 경험, 고객 응대, 제품 포장 모두 생각합니다.

매장에 들어서면 덴마크 디자이너 가구인 핀율이 보입니다. 장인 정신을 가지고 만든 가구인만큼 가구 높이, 재질, 마감 완벽한 디테일을 가진 가구와 함께 커피를 경험합니다. 단순히 커피를 사는 게 아닌 브랜드 스토리와 커피를 마시는 전체적인 경험을 함께 삽니다.

2023년 7월30일 서울 한남동 에이프릴 커피 서울 쇼룸에서 직접 접객하는 패트릭 롤프 에이프릴 커피 대표 (안상욱 촬영)

에이프릴 커피는 첫 지점을 덴마크도 아닌 한국에 냈습니다. 서울에 첫 지점을 열기로 결정한 과정도 특이합니다.

시장 상황이나 사업성 검토도 놓지는 않았지만, 지점을 내는 국가에 믿을 만한 파트너가 있는지를 가장 우선 고민했습니다. 브랜드 가치가 고객에게 잘못 전달될 수도 있기에 신생 브랜드로서 더 신중할 수밖에 없었죠.

마침 한국계 덴마크인 요한(Iohan)이 에이프릴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인턴으로 에이프릴과 연을 맺고 정직원으로 일하던 요한이 한국에 간다면, 한국에 지점을 차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죠. 에이프릴의 고민과 역사를 꿰고 있으면서 한국 사회도 잘 이해하는 요한이 한국으로 이주한 덕분에 우리는 서울에서 에이프릴 커피를 직접 만날 수 있게 된 겁니다.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 에이프릴 지점을 열자는 문의가 들어온다고 합니다. 돈만 좇는다면 쉬운 결정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에이프릴이 세운 가치를 지키고 커피 품질을 유지하면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 에이프릴의 발걸음이 느려 보일지 모르지만, 그 만큼 모든 걸음에 진심을 담는다는 마음이 드러납니다.

진심이 담긴 커피 한 잔으로 하루가 달라질 수 있다면

카페가 편의점보다 많은 한국. 하지만 역설적으로 진지한 커피는 갈 수록 찾기 힘듭니다.

에이프릴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듣고 저는 다시 커피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커피를 대하는 자세도 달라졌습니다. 한 잔에 담긴 스토리를 마시는 경험이 되었습니다. 커피가 어디서 생산해서 지금 이 잔에 담기게 되었는지 스토리를 그리고 마시니 괜히 더 향긋하고 맛있는 기분입니다.

2023년 9월24일 일요일 아침 서울 한남동 에이프릴 커피 서울 쇼룸에서 진행한 덴마크 살롱 현장. 왼쪽부터 House of Finn Juhl 박성윤 팀장, Copenhagen Collection 김민희 매니저, April Coffee Seoul Iohan 매니저 (안상욱 촬영)
2023년 9월24일 일요일 아침 서울 한남동 에이프릴 커피 서울 쇼룸에서 진행한 덴마크 살롱 현장 (안상욱 촬영)

이 기분을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욱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스토리와 함께 덴마크 행복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하는 덴마크 살롱에서 뵙겠습니다.

Vi s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