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덴마크가 세계에서 2번째로 행복한 나라로 꼽혔으나, 60세 이상 노인 행복도로는 세계 으뜸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도시 코펜하겐 (Thomas Høyrup Christensen 촬영, VisitCopenhagen 제공)

국제연합(UN)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2024년 3월20일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12번째로 발표한 2024년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 2024)에서 덴마크는 3년 연속으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상위권에는 북유럽 국가가 포진했다. 10위권 국가는 서로 엎치락뒤치락할 뿐 큰 부침이 없었다.

올해도 세계 행복 지수 1위는 핀란드가 차지했다. 7년 연속이다. 덴마크는 올해 핀란드 뒤를 바짝 쫓았지만 왕위를 탈환하지는 못했다. 아이슬란드도 3년째 3위 자리를 지켰다. 북유럽 이웃 스웨덴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노르웨이는 7위에 그쳤다. 지난해 5계단을 뛰어올랐던 이스라엘은 1단계 물러서 5위에 올랐다. 6위는 네덜란드다.

연구진은 세계 155개국 시민이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조사해 순위를 매겼다. 올해 보고서에는 2021~2023년에 수집한 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영향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덴마크는 평균 점수 높은 우등생, 한국은 공동체 미숙

덴마크는 전반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경제력(1인당 국내총생산(GDP) 자연로그 순위)은 세계 9위, 기대건강수명 세계 20위 정도에 그쳤으나, 사회적 지지 7위, 의사결정의 자주성 11위, 관대함 21위 등 객관적 지표는 모두 우수 혹은 양호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정부패인식은 137위(낮을 수록 좋음)로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청렴하다고 평가받았다. 응답자에게 개인의 정서적 만족도를 조사할 때도 덴마크인은 행복하다고 평가했다. 긍정적 정서는 13위, 부정적 정서는 117위(낮을 수록 좋음)로 나타났다.

한국 올해 52위로 2년 전 59위와 지난해 57위에 이어 해마다 행복도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며, 51위 일본을 바짝 뒤쫓았다. 하지만 한국이 경제력에 비해 행복도가 떨어지는 나라임은 여전한 숙제다. 경제력으로 한국은 세계 25위였으나, 사회적 지지 83위, 자주결정권 99위, 관대함 46위, 부정부패인식 88위(낮을 수록 좋음) 등 사회공동체의 성숙도가 경제력에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구조적 한계로 말미암아 개개인의 일상적 정서 역시 긍정적 정서 107위, 부정적 정서 106위로 상당히 만족감이 떨어지는 편으로 조사됐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덴마크와 북유럽

2024년 세계행복보고서는 연령별 행복도 변화를 집중 연구했다. 대개는 청년층이 노년층보다 행복했다. 일반적으로 행복도는 나이에 비례해 하락하다가 노년기에 소폭 회복했다.

하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근래 청년층의 행복도가 크게 떨어져 이제는 노년층보다 낮다. 반면 유럽 중부와 동부 지역은 청년층 행복도가 노년층보다 훨씬 높았다. 서유럽에서는 연령대별 행복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세대 별로 구분해 보면 1965년 전 태어난 응답자는 1980년이 지나 태어난 응답자보다 행복도가 0.25포인트 높았다.

60세 이상 노인이 가장 행복한 나라는 덴마크였다. 핀란드가 간발의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노르웨이, 스웨덴, 아이슬란드 북유럽 5개국이 순서대로 최상위권을 거머쥐며 사회민주주의 복지국가의 명성이 허명이 아님을 증명했다.

30세 미만 청년이 제일 행복한 나라는 리투아니아였다. 이스라엘과 세르비아가 뒤를 이었고 아이슬란드는 4위, 덴마크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종합 순위 1위 핀란드의 청년 행복도는 룩셈부르크에 뒤진 7위로 평가받았다.

한국은 청년 행복 지수 52위, 노인 59위로 나타났다. 이례적으로 한국에서 가장 행복한 연령대는 30~44세 초 중년층(45위)이었다. 중년은 세계 평균으로는 행복도가 가장 낮은 연령대다.

인간은 공동체 안에서 행복하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판데믹 사태 후 지역을 망라하고 전 세대가 도움이 필요한 타인을 돕는 선행에 더 적극적으로 변했다. 특히 1980년 이후 출생자는 한층 더 선행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교류가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은 전 세계가 비슷했다. 사회적 지지가 외로움보다 행복도에 미치는 영향이 2배 가량 크게 나타났다. 모든 종류의 사회적 교류는 행복도를 끌어올렸다. 이웃과 가벼운 인사마저도 사회적 지지를 개선하고, 외로움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사진: UnsplashAnnie Spratt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설문조사로 다양한 요소를 측정하고 각국의 객관적 통계 지표와 종합해 국가별 행복도를 산출∙평가한다. 2024년 세계행복보고서는 155개국에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국가마다 1천 여 명씩 표본을 추출해 조사했다. 2023년 설문자료가 없는 국가는 2021년과 2022년 설문결과의 평균을 사용했다.

SDSN은 0~10점 척도로 지금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다양한 방식으로 물어봤다. 행복을 좌우하는 요소는 8개 지표를 조사해 종합했다. 1인당 GDP(GDP per capita), 기대 건강수명(healthy life expectancy), 사회적 지원(social support), 인생의 주요 의사 결정에서 자주성(freedom to make life choices), 관대함(generosity), 부정부패(perception of corruption) 등 6개 지표는 객관적 평가 혹은 통계값을 환산한 지표다. 긍정적 정서(positive affect), 부정적 정서(negative affect) 등 2개 지표는 개인이 일상에서 느끼는 주관적 감정이다. 2개 주관적 감정 지표는 2019년 보고서부터 포함했다.

참고자료